탐구생활/Cooing's

[+3300days] 아이다움

토닥s 2021. 10. 2. 01:24

이번주 폴란드 주말학교 준비물이 가을을 연상시키는 것들 - 낙엽, 밤, 도토리 등등이다. 매년 같은 활동을 한다. 종이 위에 가을을 담은 꼴라주를 한다. 이번주 날씨가 비와 바람이 끊이지 않는 날들의 연속이라 학교를 마치고 공원에 갈 일이 없었다. 지비 혼자 산책을 나가서 뭔가를 주워오기는 했지만 모두 갈색. 부족한 것 같아 내가 아이 학교 마치고 함께 공원에 가보겠다고 했다.
지난 수요일 하교 후 친구네에서 잠시 놀이 시간을 가진 아이를 데리러 가는 길에 도토리를 발견했다. 아이와 같은 길을 돌아오면서 도토리를 주웠다. 나는 비교적 깨끗한 걸 주우려고 했고, 아이는 무조건 동그란 걸 주우려고 했다. 대 여섯개의 도토리를 주워 집으로 왔더니 지비는 입체적인 건 붙이기 어려울꺼라며 다양한 색깔의 나뭇잎이 좋겠다고 한다. 그 말에 아이의 반응은 - "흥!"😤

어제 마트에 가는 길에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다양한 색깔의 잎과 (너도)밤을 주워왔다. 주워온 아이템들을 보고 다양한 색깔은 좋지만 역시 붙이기 어려울꺼라는 지비의 반응.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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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내년 봄에 피아노 시험(grade 1)을 준비하고 있다. 2주 전 시험준비를 위해 책을 주문했다. 책엔 A/B/C 영역별로 4곡이 있는데 각 영역에서 한 곡씩 골라 총 세 곡을 연습하면 된다. 12곡을 모두 들어보고 세 곡을 골라보라고 하니, 두 곡을 (내 기준에서는) 어려운 곡을 골랐다. 누가봐도 쉬워보이는 곡을 권했더니 처음 자기가 고른 곡들을 고집한다. 왜 그 곡을 골랐냐고 물어봤다. "소리가 이뻐서"란다. "그..으..래.."😑 나중에 어려워서 바꾼다고 하기만 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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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답'있다.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닌 '선택'에도 어른들 세상에는 '답'이 있다. '쉬운 것', '편한 것'이 어른들 세상에 '정답'이다. 종이에 붙이기 어려운 동그란 도토리를 찾아서 줍고, 쉬운 곡보다 소리가 이쁘게 들리는 어려운 곡을 선택하는 아이의 '선택'이 어른들 세상의 '정답'과는 같지 않지만 이번엔 아이를 내 답으로 설득하지 않고 그냥 두기로 했다. 그게 그 나이에만 가질 수 있는 '아이다움' 같아서. 나도 그런 때가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