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21년

[life] 부활절 연휴1(feat.큐가든)

토닥s 2021. 4. 5. 05:25

부활절과 함께 방학이 시작되었다.  이번 방학을 앞두고 우리는 한 달 전에 왕립식물원인 큐가든의 회원권을 구입했다.  집 근처 공원만 뱅글뱅글 돌다보니 우리가 지겨워서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아서 한 결정인데, 3월 초 회원권 구입과 동시에 부활절 연휴 기간 입장을 예약하려고보니 입장권은 남아 있었지만 우리가 원했던 어린이놀이터 입장권은 이미 매진된 상태였다.  어린이놀이터가 주요한 목적이었는데, 회원권을 무를 수도 없고.😭  이러저러 사정을 설명하고 친구 가족과 함께 부활절 연휴 첫날 큐가든을 찾았다.  이번 주 초반 날씨가 20도 가까이 올랐던 것과 달리, 방학이 시작하면서 기온이 뚝 떨어져 10도를 겨우 넘기는 날씨였다.  다행히 바람이 많지 않고, 간간히 햇볕이 들어 산책 삼아 큐가든을 한 바퀴 돌고 잔디밭에 앉아서 점심도 먹었다.

보통 부활절 연휴엔 에그 헌팅Egg hunting을 하는데, 올해는 그런 건 없고 체험형 위주의 트레일이 있었다.  30주년 된 카툰 비노Beano가 주요한 테마였는데, 나는 TV에서 이 카툰이 하고 있다는 건만 알고 나머지 일행들은 잘 모르는 카툰이었다.  비록 놀이터예약엔 실패했지만,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큐가든 절반을 걸을 수 있어서 좋았다.

 

☞ 재미있는 소리 만들기 youtu.be/NEi6VdJzMP8

 

☞ 재주 넘는 누리 youtu.be/dg8qkdOVKBU

 

 

아이들은 저희들끼리 화살표를 따라 앞서서 트레일을 따라갔고, 어른들은 뒤따르며 어른들끼리 수다 폭발.  친구의 남편도 IT 종사자라 지비와 알아서 대화하고, 나는 초등학교 교사인 지비의 친구와 아이들의 학교 생활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나눴다.  학교 평가에서 주요하게 봐야할 지표나 판데믹을 거치며 요즘 아이들이 부족한 것들, 보충해 주는 방법들에 대해서 이야기 나눴다.  그리고 누리나 그 집 아이나 같은 한 자녀라 그런 어려움들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두 살이라는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누리는 덩치만 클뿐 좀 어리숙한 편이고 그 집 아이는 나이에 비해서 성숙한 편이라 잘 어울린다.  때때로 누리의 운동능력을 따라가지 못해 그 아이가 절망할 때도 있었지만, 헤어질 땐 언제나처럼 다음 만남을 약속하고서야 헤어질 수 있을만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우리가 애정하는 통나무 트레일

 

이러고 좋다고 한참을 뛰어다님.

큐가든에서 자리를 옮겨 집근처 공원 놀이터에서 2차를 이어갔다.  덕분에 어른들은 커피 한 잔과 함께 2차 수다.

아쉽게도 친구네는 런던의 동남쪽끝, 우리는 런던의 서쪽끝에 살아 자주 만나기 어렵다.  많아야 일년에 두 번.  작년에 한국 다녀와서 그 친구네 뒤늦은 집들이를 한 이후로 딱 7개월만에 만났다.  알고보면 그렇게 만나서 만날 때마다 반가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