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21년

[life] 영국 Covid 출구전략 - 로컬에 머무르기 Stay local(feat. 길 위의 마스크들)

토닥s 2021. 3. 30. 21:13

3월 8일 개학부터 영국의 Covid 출구전략이 시작되고, 3주 뒤인 어제부터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여전히 출구전략에서 첫번째 단계에 있지만 이전까지는 다른 가구 구성원을 만날 수 없었는데 어제부터는 다른 가구 구성원이라도 6인까지 야외에서 만남이 허용되었다. 정확하게는 다른 가구 구성원 6인 또는 (6인 이상) 두 가구 구성원이 만날 수 있고 야외 스포츠가 허용된다.  그리고 로컬(주거지역/동네) 밖으로 벗어나는 것이 허용된다(Travel outside local area allowed).  이 '로컬'의 범위를 사람따라 달리 해석하는데, 자의적 해석으로 국내여행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제 구청에서 온 이메일을 보면 구borough를 벗어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구를 벗어날 수 있지만, 구 내에서 활동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래서 구청의 방역안내 슬로건은 Stay home에서 Stay local로 바뀌었다.  물론 이전에도 방역지침과 상관없이 로컬을 넘어 여행하고 가족 및 친구들과 만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그렇다.

 

한 주 전에 끝난 영어수업/시험을 기념하기 위해서 강사와 수강생들이 한 친구의 집 가든에 모여서 차를 마셨다.  다 모이면 6명을 넘어가는 인원이라 살짝 고민이 됐는데, 나 같은 사람이 있었던지 3명이 불참하고 나머지 사람들이 모였다.  차 마시기 위한 모임이라 쿠키를 구워서 들고 갔는데,  다른 수강생들과 강사는 음식을 준비해왔다.  아레파스 Arepas, 타코 Taco, 라자냐 Lasagne 그리고 키쉬 Quiche.  너무 배가 불러서 라자냐는 건너 뛰었는데 아레파스라는 베네주엘라 음식에 모두가 완전 매료됐다.  한국식으로치면 호떡인데 간식용 달콤한 호떡이 아니라 식사용 짭짤한 옥수수 호떡.  조만간 한 번 만들어볼 생각이다.😋

 

초코, 녹차 그리고 코코넛 쿠키 3종
아보카도, 닭 그리고 치즈를 넣은 아레파스
감자를 넣은 타코
연어와 리크(큰 대파)가 들어간 키쉬

역시 한 사람 빼고 모두가 '아줌마'들이니 먹거리가 풍성했고, 서로 다른 나라에서 모인 사람들이니 각자의 문화와 먹거리 이야기는 더 풍성했다.  나는 한국 사람, 한 명은 베트남 사람이었고 나머지는 남유럽과 라틴아메리카.  그래서인지 좀 더 수다스럽고, 푸근한 그런 만남이었다.  앞으로 각자의 갈 길이 달라 계속 만나질지는 모르겠지만, 걸어서 15분 거리에 모두들 사니 노력하면 좋은 인연이 될 것 같다.

길 위의 마스크 #021
길 위의 마스크 #022
길 위의 마스크 #023
길 위의 마스크 #024
길 위의 마스크 #025
길 위의 마스크 #026
길 위의 마스크 #027
길 위의 마스크 #028
길 위의 마스크 #029
길 위의 마스크 #030

길 위의 마스크들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이 차를 주차하는 곳이다.  운전 때문에 무릎 위에 잠시 올려두었던 마스크나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마스크를 차에 타고 내리면서 떨어뜨리는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또 많이 발견할 수 있는 곳은 상점/마크 근처.  마스크를 써야만 들어갈 수 있으니 쓰고 들어갔다 나와 마스크를 벗으면서 많이 떨어뜨리는 게 아닐까 싶다.  손에 든 짐도 많으니.  마트에 가는 날은 어김 없이 길 위의 마스크 사진을 찍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