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Europe 10

[네덜란드/독일] 본Bonn

네덜란드/독일 여행의 마지막 날은 본에서 보냈다. 쾰른이냐 본이냐 사이에서 갈등하다 본을 강력하게 추천한 친구의 권유로 본으로 결정. 친구는 벚꽃 때문에 본을 추천했다. 벚꽃은 내게 별로 흥미롭지 못했는데, 본에 있다는 베토벤 하우스와 하리보 스토어 듣는 순간 - "가자!". 본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서 잠시 들른 쾰른. 기차 역 앞이 바로 쾰른 대성당이라 기차를 기다리고, 커피 한 잔 사러 역에서 나와 기념 사진 한 장. 20년도 전에 처음 유럽에 여행을 오게 된 것은 당시 친한 친구가 쾰른의 인근 도시에서 독일어를 공부하고 있었다. 나를 유럽으로 이끈 것도 그 친구였다. 그때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 쾰른에 왔었다. 그때 마셨던 쾰쉬Kolsh가 너무 맛있는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한국에서 마이크로 브..

[네덜란드/독일] 몬샤우Monschau-드리란덴븐트Drielandenpunt-아헨Aachen

친구네는 '계획없는 여행'을 즐기는 타입이어서, 여행을 준비하며 지비가 스트레스를 받았다. 지비는 계획이 있어야 하는 타입. 그런데 지나서보면 우리가 검색했던 것은 다 소용없었고, 친구는 '여기에 오면 이것은 꼭!'하는 것들이 다 마음 속에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다른 친구의 고향인 아헨Aachen을 보자는 정도의 계획이 있었는데, 친구네는 그곳에 살아서였는지 관광지로써의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런 친구가 '커피 한 잔 하러 가자'고 권한 곳이 몬샤우 Monschau였다. 아침밥 먹고 커피 한 잔하러 1시간 반을 운전해서 갔다.😵 이 친구의 스케일이란-. 몬샤우는 독일, 네덜란드 그리고 벨기에 접경지역에서 가까운 독일 타운인데 '스위스 마을'처럼 생겼다고 알려진 곳이라고 한다. 가서 보니 그렇긴..

[네덜란드/독일] 유트레흐 Utrecht

암스테르담에서 독일에 있는 친구네로 가기 전 유트레흐Utrecht라는 도시에 하루 묵었다. 위트레흐라고 읽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유트레흐가 아헨Aachen으로 가는 길목이기도 했지만 이 도시에 간 이유는 딱 하나, 미피 박물관 때문이었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은 목시 Moxy라고 메리어트의 저가형 호텔이었다. 메리어트의 저가형이지만, 우리에겐 전에 없이 비싼 호텔이었다. 판데믹 이후 첫 여행이라 고르고 골랐다. 호텔은 오래되고 새것인 것을 떠나서 깨끗한 게 최고의 덕목인데, 그 면에서 무척 만족스러웠다. 아침을 먹으면서 보니 비지니스로 온 여행객이 많은 것 같았다. 고다 치즈의 고향에 왔으니 고다 치즈를 먹어야 한다며 아침에 챙겨 먹었다. 치즈도 햄도 모두 개별 포장되어 깔끔했지만, 요즘 같은 세상..

[네덜란드/독일] 암스테르담 Amsterdam

2월의 어느 날 3월에 생일이 있는 지비에게 "생일선물은 뭘로?"하고 물었더니 영혼 없는 눈빛(?)으로 "선물은 필요 없고 여행이 가고 싶다"라고. 코비드 전에는 일 년에 한국과 폴란드 한 번씩, 그리고 영국 안팎으로 한 번씩 여행을 가곤 했는데, 코비드 이후엔 한국에 두 번 다녀온 것을 제외하곤 계속 집콕만 하고 있었으니 그럴 만도. "그래 어디 한 번 가보자" 말 떨어지기 무섭게 항공권 폭풍 검색해서 폴란드 고향이냐, 폴란드의 서울인 바르샤바냐를 저울질했다. 고향의 가족보다(?)는 바르샤바에 정착한 친구가 더 끌리는 모양이었지만, "폴란드까지 가면서 고향에 안가면 두고두고 욕먹는다"는 '가끔씩만 며느라기'인 나의 의견을 받아들여, 독일에 살고 있는 친구네로 방향 결정. 다만, 독일로 입국/출국하는 항..

[Poalnd2011] day03 폴란드의 서울 바르샤바와 월소

한국어에서는 외국지명을 표기할 때 현지의 발음을 따르도록 한다. 그래서 우리가 바르샤바Warszawa라고 부르는 폴란드의 서울을 폴란드에서는 알아듣지만 영어권에서는 알아듣지 못할 수도 있다. 영어권에서는 바르샤바Warszawa를 월소Warsaw라고 쓰고 읽는다. 지비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온 친구들은 내가 그들이 부르는 국가과 지명에 가깝게 부를 때 다들 놀라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자랑스럽게 한국어의 외국어표기법을 설명해주곤 했다. 개인적으론 좋은 표기법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에 대한 존경/인정이 담긴 것 같아서. 바르샤바 Warszawa - Warsaw 바르샤바의 역에 도착하면 바르샤바의 상징물 중의 하나인 문화과학궁전 Palac Kutury i Nauki가 보인다. 바르샤바의 상징물이지만 소련에..

[Poland2011] day03 비에리츠카 소금광산

가족들과 크라코프-바르샤바 여행을 앞두고 이 여행기를 정리하는 게 목표였는데, 수두와 함께 방학을 맞으면서 꼼찌락할 틈이 없어졌다. 물론 그래도 할껀 다 한다만은. 잠시 쉬었던 여행(사진) 정리에 다시 힘을 쏟아볼까 한다. 다음주면 가족들이 오니까. 비에리츠카 Wieliczka - Salt Mine 크라코프에서 마지막 일정이 비에리츠카 소금광산이었는데, 전날 과음으로 지비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지도 못했다. 나도 별로 다르지 않은 상태였지만, 더 아픈 지비를 끌고 비에리츠카로 향했다. 크라코프의 도시 경계 밖에 있다는 비에리츠카로 우리는 시내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갔지만, 폴란드어가 안된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투어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지비도 그곳 사람이 아니고 가본적도 없어서 어디서 내려야할지 잘 몰랐다..

[Poland2011] day02 extra - 술 권하는 폴란드

이 블로그에서 여러 번 언급했지만 알면 알 수록 폴란드는 한국과, 폴란드인들은 한국인들과 싱크로율이 높다. 많이 비슷하다. 유럽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좋은 것이든 싫은 것이든 권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지만, 그런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일단 폴란드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특히 먹고 마시는 면에서 정말 많이 권한다. 올해 초 돌아가신 지비의 고모님은 늘 우리더러 새처럼 먹는다고 나무라셨다. 잠시 들려 차 한 잔만 하고 가겠다고 연락하면 늘 밥을 해놓고 기다리셨다. 술 마시는 문화도 정말 비슷하다. 안주가 없는 건 다르지만, 보드카만 생으로 마신다, 술 권하는 문화 만큼은 정말 똑같다. 이런 식이다. 6년 전 여행에서 크라코프를 떠나기 전 지비의 동료들과 모여 술을 한 잔 하기로 했다. 우리가 묵었던 ..

[Poland2011] day02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

언니들과 크라코프-바르샤바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행정보를 찾아보니 한글로 된 여행 정보가 많지 않아 급하게 6년전 사진을 소환하게 됐다.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는 크라코프에 간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장소다.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강제 수용소로 알려진 아우슈비츠는 독일이 아니라 폴란드에 있다. 한국인 여행객들 중에서 다녀간 사람도 많지 않고, 아니 있는데 블로그 같은 매체에 담아놓은 것이 없는지도, 현지에 한국어로 운영되는 여행상품도 없다. 한국에서 가이드를 동반해서 오는 여행상품 정도만 있는듯 하다. 한국의 이름있는 여행사의 현지 투어 상품을 알아보니, 모두 현지 투어와 연계된 상품으로 영어로 진행된다. 그래서 아우슈비츠를 여행하게 될 우리 가족은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에 6년전..

[Poland2011] day01 extra - 친구 결혼식

이 여행을 가게 된 이유가 지비 친구의 결혼식이었다. 내 결혼식도 아니고 다른 사람 결혼식 사진이라 주저하다가 분위기만 구경하라고 올려본다. 크라코프에서 진행됐지만, 지비의 폴란드인 친구가 크라코프 출신도 아니었고 그 친구의 아내는 영국인이었다. 주로 해외에서 찾아오는 하객들을 위해 폴란드에서 볼 거리 많은 크라코프가 결혼식 장소로 선택됐다. 결혼식 자체도 주요 관광지인 마리아 대성당에서 진행되서 가볼만한 결혼식이었다. 폴란드어로 진행되는 미사라 나는 흡사 무성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소리가 있으나 이해가 되질 않으니. 신부님 말씀 중에 지비가 통역해준 유일한 부분은, 신부님이 말하시길 요즘 사람들은 (이혼할 것이 두려워) 결혼 자체를 하지 않는데 참으로 용감한 두 사람이라는 칭찬이었다. 진정 칭찬인지,..

[Poland2011] day01 폴란드의 옛서울 크라코프

갑자기 2011년 크라코프-바르샤바 여행 사진을 들춰보고 있다. 지워지지 않고 또렷한 기억도 있고, 사진을 봐도 잘 떠오르지 않을만큼 새로운 기억도 있다. 아직 폴란드는 인기 있는 여행지는 아니라서 그렇게 많은 정보가 없다. 이 기록이 여행에 도움이 될 정보를 담을리 없지만, 느낌이라도 가지게 된다면 좋겠다. 01. 친구네 이 여행을 할 때 지비는 미국계 IT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본사는 미국, 영업지사는 영국, 개발지사는 폴란드. 지비의 팀장은 미국의 유타에, 시니어는 폴란드 크라코프에, 지비는 영국 런던에 근무하고 있었다. 이 여행을 앞두고 크라코프에 있는 시니어에게 시내에 아는 사람 빈 방 놓으면 소개해달라고 했다. 시니어가 자기 집은 시내는 아니지만 공항하고 가까우니 그냥 와서 묵으라고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