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Europe

[Poland2011] day01 extra - 친구 결혼식

토닥s 2017. 7. 11. 07:47

이 여행을 가게 된 이유가 지비 친구의 결혼식이었다.  내 결혼식도 아니고 다른 사람 결혼식 사진이라 주저하다가 분위기만 구경하라고 올려본다.

크라코프에서 진행됐지만, 지비의 폴란드인 친구가 크라코프 출신도 아니었고 그 친구의 아내는 영국인이었다.  주로 해외에서 찾아오는 하객들을 위해 폴란드에서 볼 거리 많은 크라코프가 결혼식 장소로 선택됐다.  결혼식 자체도 주요 관광지인 마리아 대성당에서 진행되서 가볼만한 결혼식이었다.

 

 

폴란드어로 진행되는 미사라 나는 흡사 무성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소리가 있으나 이해가 되질 않으니. 

신부님 말씀 중에 지비가 통역해준 유일한 부분은, 신부님이 말하시길 요즘 사람들은 (이혼할 것이 두려워) 결혼 자체를 하지 않는데 참으로 용감한 두 사람이라는 칭찬이었다.  진정 칭찬인지, 걱정인지.

 

 

이 친구들은 런던에 북쪽에 살다보니 잘 만나지 않게 됐다.  그 집도 아이가 둘이니 아이 하나 있는 우리 두 배로 바쁠테다.

사실 결혼식을 하기 전까지는 이 커플이 아들이 있긴 했지만 과연 오래 갈 수 있을까 걱정스러웠다.  만날 때마다 하도 투닥거려서.  그런데 결혼식 후 지금까지 서너번 밖에 만나지 못했지만, 잘 산다.  결혼이라는 제도가 주는 무게인지, 서로가 함께한 세월이 길어진 탓인지 알 수 없지만.

 

 

결혼식을 마치고 대절해놓은 시티투어 차량으로 피로연 장소로 이동.  연고가 없는 크라코프를 결혼 장소로 정한 것에서부터도 그렇지만 여러 가지 하객들을 많이 신경 쓴 결혼식이었다.  먼 걸음한 하객들이 여행객으로도 즐길 수 있도록.

 

 

피로연 장소도 바벨성을 전망으로 하고 있는 호텔이었다.  기회가 되면 한 번쯤 묵어보고 싶은 호텔이었지만, 이번 여름에도 비용절감을 위해 우리는 에어비앤비로.

 

 

피로연 시작에 양가 부모님이 준비한 빵과 소금을 신랑 신부가 나눠먹었다.  이유는 모른다.  지비에게 물어보니 저도 모른다.  꼭 필요한 존재의 의미가 아닐까 추측만 해본다.

 

 

축의금은 영국 암 관련 자선단체 기부금으로.  유일하게 가본 다른 결혼식도 축의금은 성경관련 프로젝트에 기부하게 되어 있었다.  금액의 크기를 떠나 좋은 문화인 것 같다.

 

 

식사 후 본격적인 음주가무는 신랑신부의 댄스로 개시된다.

 

 

흘러간 팝송에 맞춰 (주로) 아이들과 아주머니 다 출동.  이후엔 발이 아픈지 맨발의 투혼을 보여주셨다.

 

 

춤에도, 술에도 별로 관심이 없던 '지금보다 젊은' 지비는 머리띠에서부터 날개, 꽃 등등을 부착하며 피로연을 즐겼다.  지비는 더 있고 싶어했지만, 그날 여정을 새벽 3~4시에 시작했던터라 우리는 12시까지만 그 자리를 지키고 숙소였던 친구네로 돌아갔다.

 

영국에서 진행된 것은 아니였지만, 이곳에서 처음 가본 결혼식이라 흥미로웠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