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Europe

[Poland2011] day02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

토닥s 2017. 7. 12. 06:58

언니들과 크라코프-바르샤바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행정보를 찾아보니 한글로 된 여행 정보가 많지 않아 급하게 6년전 사진을 소환하게 됐다.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는 크라코프에 간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장소다.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강제 수용소로 알려진 아우슈비츠는 독일이 아니라 폴란드에 있다. 

한국인 여행객들 중에서 다녀간 사람도 많지 않고, 아니 있는데 블로그 같은 매체에 담아놓은 것이 없는지도, 현지에 한국어로 운영되는 여행상품도 없다.  한국에서 가이드를 동반해서 오는 여행상품 정도만 있는듯 하다.  한국의 이름있는 여행사의 현지 투어 상품을 알아보니, 모두 현지 투어와 연계된 상품으로 영어로 진행된다.  그래서 아우슈비츠를 여행하게 될 우리 가족은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에 6년전 폴란드 여행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물론 도움될만한 정보는 담기 어렵겠지만, 느낌만으로라도.

 

아우슈비츠 Auschwitz는 우리에게 알려진 이름이지만 독일어 발음이다.  폴란드에서는 '오쉬비엥침' 그 비슷하게 읽는다.  아우슈비츠라고 물어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아 오쉬비엥침!"하고 답한다. 

이곳에 가려면 버스터미널 시외버스로 갈 수도 있고, 현지 여행사의 투어 프로그램을 살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현지 여행사의 투어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우리는 시외버스를 타고 갔지만, 지비가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버스도 터미널의 정류장에서 정류장으로 가는 게 아니라 도중에 내려야 하는 일종의 완행버스다.  그나마도 자주 없고, 작은 미니버스여서 자리도 넉넉하지 않아 돌아오는 길에 완행버스 한 대를 보내고 다시 한참 기다려야 했다.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크라코프 시내에서 아우슈비츠까지는 한 시간 조금 더 걸린 거리였다.  이 완행버스보다 더 천천히 가는 일종의 시내버스도 있는데, 정말 시간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권하고 싶지 않다.  정류장에서 구름떼 같은 다른 관광객을 마주해야 한다.  여행은 정보와 시간이 비용과 비례한다.  물론 비용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 상관없지만.  현지 여행사의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크라코프 시내 주요 호텔이나 거점에서 버스를 타고 아우슈비츠로 이동할 수도 있고, 다른 지역이 포함된 상품은 더더욱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기본적인 영어, 언제 어디서 다시 모이는지만 이해할 수 있으면 이용에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교통편으로만 이용해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

개인적으로 방문할 경우 사전에 관내 투어를 예약하고 가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참고로 만 14세 미만은 입장이 안된다.

☞ 아우슈비츠 박물관 http://auschwitz.org/en/

 

01. 아우슈비츠 Auschwitz

 

우리는 영어투어로 입장했다.  시즌에 따라 다르지만 영어투어는 거의 매시간 있고, 폴란드어투어는 그보다 더 자주 있다.  영어 이외에 독일어, 체코어  등등이 있지만 영어투어만큼 자주 있지는 않다.

 

 

아우슈비츠 관련된 영화나 다큐멘터리에서 한 번쯤 보았을법한 문구 - Arbeit Macht Frei.

노동이 자유를 준다(work sets you free)는 뜻.  그 아래를 지나 강제 수용소로 들어가게 된다.

 

 

아우슈비츠 박물관이라고 불리는 곳은 과거 1 수용소다.  건물 안팎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었다.  장소의 특수함 때문에 적극적으로 사진을 찍기 어려웠다.  1 수용소로 쓰였던 박물관 내 일부 전시 - 수용인들의 모발은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그곳에서 생을 마감한 사람들에 대한 예를 표하기 위한 것이다.

 

 

수용소에서 사용된 살생 가스의 통들.

 

 

수용소로 들고 온 누군가의 가방들과 남겨진 신발들.  물론 일부분일테다.  하지만 그 일부분의 양이 놀랍다.

 

 

기록으로 남은 수용인들의 얼굴.

지나서 생각해보면 이렇게라도 기록이 남은 게 그들 개인들에겐 참 다행인지도 모른다.  강제 수용소에 수용됐다는 전제가 다행일 수 없지만.

 

 

1 수용소의 화장실과 침상으로 쓰인 시설.  이후 2 수용소인 비르케나우에 가서 이 1 수용소의 시설이 보다 나은 상황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1 수용소의 거의 마지막 방문지인 가스실 입장에 앞서 간단한 묵념도 했던 것 같다.

 

 

가스 통이 투입되었던 천정의 구멍과 사후 처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불탔던 가마를 뒤로하고 2 수용소인 비르케나우로 향했다.  1 수용소 투어가 끝나면 박물관 앞 정류장에서 몇 시 몇 분에 2 수용소로 출발하는 셔틀이 있다고 알려준다.  2 수용소에는 별다른 시설이 없으므로 바쁘게 화장실에 들렀다 가이드를 따라 셔틀에 탑승하는 게 좋다.

 

02. 비르케나우 Birkenau

 

시간이 없는 개인 방문의 경우는 1 수용소 방문으로 아우슈비츠 관람을 마무리 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2 수용소 방문도 권하고 싶다.   1 수용소와는 비교도 안되는 규모가 놀랍다.  2 수용소의 경우 대부분의 시설이 전쟁 마지막에 파괴되었다고 한다.  1 수용소는 비교적 잘 보존되었는데, 수용소 중앙으로 마지막까지 사용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2 수용소에 완전히 파괴해야 할 이유가 더 많았다는 설도 있다고.  2 수용소에서는 수용과 처형은 물론 각종 의학실험도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 글을 쓰면서 찾아보니 3 수용소도 있었다.  3 수용소는 강제 노역의 현장인 공장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저 광활한 벌판 위에 일부 시설과 철조망만 남아 있지만 그 자체가 주는 무게가 크다.

 

 

2 수용소에서 사용되어진 화장실과 침상들.

수용소 생활의 처참함을 알려주는 대목 - 수용인들은 어느 지점에 이르러선 옆사람의 죽음에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고 한다.  사람이 죽으면 죽은 이의 소지품을 차지하기에 바빴고, 더 위쪽 침상을 쓰기 위해 사투가 벌어졌다고 한다.  아래쪽 침상일수록 오물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당시 성인들의 몸무게가 2~30KG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가이드가 나는 배우 같다고 생각했다.  빼어난 외모도 그랬지만, 전달하는 목소리에 호소력이 있었다.  질문 시간에 한 관람객은 가이드에게 개인적으로 아우슈비츠와 관련된 가족사가 있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그 어느 투어보다 관람객들의 집중력이 높았다. 

 

 

아우슈비츠에서는 처형 못지 않게 많은 사람들이 강제 노역, 질병, 의학실험에 의해 죽었다고 한다.  장소가 장소여서 적극적으로 사진을 찍지 못했고, 날씨도 도와주지 않아 어둡게 찍힌 사진들이 많다.  하지만 혹시라도 이후에 다녀가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많은 사진을 올린다.

 

 

 

아쉽게도 한국어로 진행되는 투어가 없지만, 어떤 블로그에서 보니 박물관 기념품 코너에 한국어 가이드북이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다녀가거나, 영어가이드 투어가 부담이 되는 사람은 투어 전후에 가이드북을 사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 참고1. 영어 https://en.wikipedia.org/wiki/Auschwitz_concentration_camp

☞ 참고2. 한국어 아우슈비트 강제 수용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