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언니가 런던에 올 때 부탁한 책 한권. 언니가 올 즈음이 고(故) 노회찬 의원의 기일이었다. 아는 사람도 아니고, 강연자와 청중으로 두 세 번 만난 인연이 전부인 노회찬 의원의 죽음이 이렇게 오래도록 무겁게 느껴질지 몰랐다. 사실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작년 한국으로 휴가를 가기 전날 노회찬 의원의 죽음을 접하고 한 동안 할 말을 잃었다. 그 후로도 일년 동안, 지금까지 내 언어에 담지 못한 그의 죽음. 주변의 많은 친구들이 믿고 의지했던 것과 달리 나는 노회찬 의원을, 그의 화법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그의 부드러운 화법이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켰지만, 나는 사람들이 그 부드러움에만 환호할뿐 그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본질에는 환호하지 않는다고 투정했다. 하지만 그가 그 어느 누구보다 본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