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 7

[life] 이번엔 Father's day

작년 여름 영국의 호수지방을 여행하기 위해 가입한 내셔널 트러스트 회원 기간이 끝나간다. 끝나기 전에 어디 더 가볼 곳이 없을까 찾아보던 중 집에서 멀지 않은 햄 하우스 Ham house에서 Father's day 기념 이벤트인 Pint race가 있다는 걸 발견했다. 이름 그대로 맥주 500ml 보다 약간 더큰 파인트pint를 들고 달리는 이벤트. 햄 하우스는 벌써 다녀왔지만, 일요일 점심을 먹으러 간다고 생각하고 집을 나섰다. 내서널 트러스트는 영국의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관리하는 일종의 자선단체/비영리기구다. 문화유산이나 자연유산을 소유자에게서 기부 받기도 하고, 자산으로 보존 가치가 있는 유산을 구입/보존/관리하기도 한다. 보통 이런 곳을 한 번 방문할 때 입장료는 8~16파운드 정도인데, 일년에..

[English] 영국시간 9시 43분

누리가 요즘 시간/시계 읽기를 배운다. 학교에서 O시 30분 후 그리고 15분 전/후를 배운 모양이다. 집에 시간 읽기 워크북이 지난 크리스마스 때부터 있었는데 꺼내보지 않다가 지금 틈틈이 한다. 15분 전 또는 15분 후 중학교 시절 '~분 전'은 to, '~분 후'는 past라고 우격다짐으로 외웠는데 그렇게 가르칠 수는 없고 착하게 & 반복해서 알려주려니 몸 안에 사리가 생기는 것 같다. 다행인 점은 15분 혹은 ¼이 quarter라는 걸, 30분 혹은 ½이 half라는 걸 주입이나 암기할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는거다. 일상생활에서 그런 단어를 많이 쓰니. 그럼에도 왜 to나 past를 써야하는지, 이런 단어를 쓸대 기준이 되는 '시'는 뭘로 해야하는지 여전히 헛갈리는 모양이다. 1시간 =..

[life] 일요일

요즘 여름 방학을 앞두고 별다른 계획없이 주말을 보내고 있다. 각종 학교 행사와 개인적인 일들에 더해져 주중이 바쁘기도 하고, 이런저런 약속들을 만들어내고 계획하는 게 피곤하기도 하다. 특별한 계획이 없어도 인근 공원이나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으니. 하지만 우리에게 평온한 주말이 누리에겐 몹시 지루한 모양이다. 이해도 간다, 나도 그 나이때 그랬으니. 누리도 이젠 우리나 Family friends보다는 자기 친구가 더 좋은 나이. 학교에서 매일보는데 또 보고 싶다니. 친구와 선생님이 좋아야 학교가 즐거우니 그런가 한다. 다만, 영국에 기반이나 가족이 없는 우리와 달리 누리 친구들은 주말에도 각종 가족행사로 바쁘니 주말에 따로 자리를 만들기 어렵다. 그런 걸 누리가 알리 없으니 우리끼리 잘 놀이보..

[+2454days] 폴란드 스카우트 75주년

지난해 전송식('리본 돌돌')과 함께 꼭 블로그에 남기고 싶었던 스카우트 75주년 행사. 작년 7월에 있었던 행사다. 포스팅 제목을 폴란드 스카우트 75주년이라고 달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폴란드 스카우트 - 영국 동남부 그룹 Baltyk의 75주년 행사다. 이 행사를 가게 되면서 알게 된 사실이 스카우트의 발상지가 영국이라는 점이다. 웬지 미국일 것 같았는데. 스카우트가 생기고 몇 년 지나지 않아 폴란드에도 스카우트가 생겼다. 이후 폴란드인들의 영국이민이 시작되면서, 문화와 언어 계승 차원에서 영국에서의 폴란드 스카우트도 시작됐는데 누리가 속한 그룹은 그 중에서도 영국 동남부 그룹이다. 그 그룹의 75주년 기념 행사가 런던 남부의 한 학교를 빌려 진행됐다. 폴란드 스카우트는 물론 폴란드 이민 역사를 엿..

[+2452days] 폴란드 스카우트의 리본 돌돌 전통

올 가을이 되면 누리가 폴란드 유아 스카우트 3년을 채우고 걸스카우트로 옮기게 된다. 영국에서는 걸스카우트를 브라우니라고 한다. 지금 누리는 유아 스카우트에서 꽤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한다. 지금하는 활동들이 만 4~6세에 맞춰져 있다보니 누리에게 자극이 되지 못하는 실정. 물론 누리의 폴란드어 실력과는 별개다. 확실히 부모 둘다가 폴란드인인 아이들의 폴란드어는 누리보다 나이가 어려도 월등히 낫다. 나이도 되었고, 누리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기라 우리는 누리가 올 가을에 폴란드 걸스카우트로 옮겨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처음 먹어보는 솜사탕 - 지비가 도와도 다 못먹고 버렸지만. 지난해 7월 폴란드 주말학교의 마지막날 학교 여름 축제가 있었고, 폴란드 유아 스카우트도 여름 방학을 앞두고 마지막 세션이 ..

[craft] 들쥐와 두더지

2019년 5월 / 학교 / 들쥐와 두더지 학교에서 지역 크라프트 스튜디오와 진행한 프로젝트의 일부분. 까만 양말은 두더쥐, 하얀 점토는 들쥐. 아이디어가 기발하고 귀엽기는 하지만, 엄마들은 하나 같이 집에는 보내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집집마다 잡동산이 가득. 나 역시 마찬가지. 다행인 것은 이제 누리가 자라니 "버리자"는 의견에 쉽게 동의한다. 보관할 수는 없지만 사진으로라도 남겨둔다. + 들쥐와 두더쥐가 만들어진 이유나 배경이 있을텐데, 아직 그 설명까지 바라는 것은 초등학교 1학년에겐 무리. 그래도 궁금은 하네.

[+2449days] 방학생활3

이번 하프텀은 여행을 가거나하지는 않았지만 하루도 집에서 보낸 날이 없었다. 아, 어제는 집에 있었구나. 나는 집에서 밀린 빨래를 하고 누리와 지비는 공원 놀이터에 갔다. 영화보다 맥도널드 언젠가부터 누리와 함께 다니던 공연이 재미없어졌다. 물론 웨스트앤드(뉴욕에 브로드웨이가 있다면 런던엔 웨스트앤드라고 불리는 지역이 있는데 공연장이 몰려 있다) 수준 공연은 여전히 볼만하지만 비싸고, 집근처에서 볼 수 있는 아이들 공연은 비싸지는 않지만 재미가 없다. 아이들 공연을 내가 보니 재미가 없고 누리에겐 여전히 재미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최근 본 공연들이 그저 재미없는 것이었는지도. 그래서 요즘은 하프텀에 영화를 본다. 어쩌다보니 이번 하프텀에는 두 편을 봤다. 이전까지 공연을 보던 공연장에 작은 스크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