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올듯말듯하다. 추워서 꼼짝못하던 1월이 가고 2월이 오니 햇빛도 다르게 느껴졌다. 근데 요며칠 다시 춥네.
그래도 확실한 건 아침은 조금 더 일찍 오고 있으며, 밤의 어둠은 조금 더 천천히 오고 있다는 사실.
지난 토요일 산책갔다가 사온 무화과 한 상자. 24개 들었는데 £3.5라면서 "싸다싸다"하면서 사들고 왔다.
한국에서 먹던 말린 무화과는 달아서 도저히 못먹었는데, 이건 그럭저럭 먹을만하다. 여기선 fig라고 한다. 발음하기 어렵다. ○비에 좋다니 열심히 먹어야지 하면서 사왔다. 보통 네 개 정도 들어서 £2~3하는데.
근데 집에와서 보니 윗면이 붉으스름한 것과는 달리 아랫면은 여전히 푸르스름해서 익혀서 먹겠다고 창가에 내놨다. 지비랑 하루에 두 개씩 먹었는데 반쯤먹고 나니 곰팡이가 생기기 시작. 확 잼만들어버릴까? 아냐, 어서 먹자.
거리에 나가보니 확실히 과일가격이 싸졌다며 봄이 오고 있다고 지비랑 이야기 나눴는데, 무화과 먹으면서 보니 이건 브라질에서 온 애들. 제철과일이긴 하나 여기 제철은 아니고.
하여간 그래도 봄이 올듯말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