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3년

[taste] Moleskine Petit Prince Limited Edition

토닥s 2013. 1. 26. 02:24

별로 바쁘지도 않으면서 해가 바뀌면 꼬박꼬박 수첩을 산다.  위클리는 메모 공간이 부족하고 데일리는 메모 공간이 너무 많다.  매년 그 둘 사이에서 고민하다 위클리로 결정.  몰스킨 12months 위클리는 £10 미만인데, 어린왕자 특별판을 보고 말았다.  본 이상 잊기가 어렵다.  모든 곳이 £14.99.  '그래 커피 두잔 마시지 말자'면서 흐뭇하게 주문하고 기다렸다.

2012년의 마지막날이 다되가는데 물건이 도착을 안하는거다.  그 가운데 도착한 이메일.  물건이 없는데 다른 상품으로 하는 건 어떻겠니하는 이메일.  참고로 찰리브라운도 있고 스타워즈도 있다는 고마운 멘트를 뒤로하고, 그냥 '얼른 현금으로 환불해달라'고 했다.  꼭 어린왕자 특별판일 필요가 없었는데 이런 일을 한 번 겪고나니 더 간절해지는 얄궂은 사람맘이란.  혹시라도 다른 곳도 품절될까 가장 만만한 아마존에서 재구매.


드디어 해를 넘기고 도착.  그래도 이쁘니까 봐줘야지.




요건 작년에 쓰던 몰스킨.



그렇지 않아도 표지 보면서 '장미랑 여우는?'했는데 표지 안쪽에 바로 있다.



뒷표지 포켓에 담긴 연락처수첩.   몇 년 전 것을 그대로 써 왔는데 이번엔 그림이 있으시니 올해는 특별이 연락처를 옮겨주기로 결정.



몰스킨 수첩마다 있는 고유번호 스티커인데, 한 번도 써본 적 없다.  행여라도 수첩 두꺼워질까.



몇 년 몰스킨 샀는데 이런 건 없었다.  딱 수첩 크기의 달력.  특별판이라 있는건가?

주로 모바일로 달력을 보고, 필요하면 수첩에 있는 걸 보면되서 이건 지비에게 패스.


몰스킨을 한 번 쓴 사람은 계속 쓴단다.  특별하게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손에 착 감기는 사이즈와 맵씨 있는 몸매(?)가 좋아서 나도 쓰게 됐다.


올해는 큰 마음 먹고 오래된 연락처들을 새수첩의 연락처 속수첩에 다 옮겼다.  아주 힘든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손으로 뭔가 꼬물꼬물 쓰는 게 이젠 힘들다, 금새 끝이 났다.

연락처를 옮기다보니 런던을 떠나간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한국의 지인들은 전화번호만 적어두었는데 011, 016, 019로 시작되는 그 전화번호를 아직도 쓰고 있을지 확신이 안가서 그런 경우는 이름만 적어두고 끝났다.  한국가서 업데이트 해와야겠다.

내 수첩뿐만이 아니라 내 기억 속에서 지워진 사람들도 있겠거니, 나 또한 기억 속에서 지워진 사람이 되었겠거니 생각하니 기분이 착찹.

그래도 예전 같으면 '연락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을텐데, 그렇지도 않아서 또 착찹.


착찹착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