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반만에 폴란드에 가족을 만나러 간 아이와 지비가 돌아왔다. 폴란드 떠나기 전날엔 “안가면 안되냐고” 울더니만 돌아와서는 “또 가면 안되냐고”운다. 어쨌든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다는 말.
아이는 돌아와서 한 살 차이나는 사촌과 지비의 휴대전화로 채팅을 한다. 폴란드어로 채팅을 하려니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쓰기 위해 시간을 써야 한다. 아이의 폴란드어에 도움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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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없는 동안 마음 먹고 하려고 했던 일들, 절반도 못했다. 집콕만 하려던 계획과는 달리 하루는 나가 지인과 이야기도 나누고 커피도 마시고 밥도 먹었다. 그래도 그 시간 이외는 집콕+냉파.
과일+우유+빵 같은 식품 소비가 많기 때문에 이틀에 한 번 장을 본다. 그런데 아이가 없는 동안 5일 동안은 한 번도 장을 보지 않았다. 그렇다고 먹지 않고 산 건 아닌데. 간단하게 먹었다.
간단하게 먹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컴퓨터 앞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나이가 들어 아침형 인간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야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인지 - 아이와 지비가 없는 동안은 별일 없이 2시에 잠들고, 늦게 일어났다. 그렇게 살아도 나쁜 건 아니지만, 며칠만에 체력이 바닥이다. 집콕했는데 감기기운이 있다. 혹시 아이와 남편이 감기 바이러스를 데리고 왔나? 아플까 겁이 나서 꼬박꼬박 홍삼을 먹고 있다.
갈 길이 멀다. 한국도 그렇지만 영국도 공휴일 없는 11월. 크리스마스까지 쉼 없이 가야한다.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