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22년

[life] 할로윈데이

토닥s 2022. 11. 1. 08:05

가을학기 중간방학을 맞아 런던 동남쪽 끝에 사는 친구네를 만났다.  친구네에서 멀지 않은 그리니치 Greenwich 공원에서 산책하고, 인근 푸드 마켓에서 점심을 먹고, 친구네로 가서 하루 자고 오는 일정이었다.  산책을 잘 마치고 친구네로 가서 바베큐를 하며 먹고 마시고를 반복하던 중 고기를 구우며 휴대전화로 뉴스피드를 본 친구가 “한국에서 인명사고가 났다는데?”하고 말을 꺼냈다.  한국시간으로 토요일 자정을 넘긴 시간이라, 그때는 그렇게 많은 뉴스가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 이미 사상자 수가 50여 명을 넘었다.  ‘큰일 났구나’ 싶었다.   휴대전화로 손이 자꾸 가기는 했지만, 한국시간으로 새벽이라 그런지 뉴스가 업데이트 되지 않았다.  다음날 새벽, 추워서 깼다가 뉴스를 확인하니 사상자 수가 140여 명.  이불을 걷고 일어나 앉았다.  왜 우리는 장소와 대상만 달리하며 이렇게 ‘참사’를 반복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할 말을 잃어버렸다’.  

아직도 할 말을 잃어버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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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 젊은이들의 죽음,
이번에도 어른인 나는 미안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