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2016년 한국

[day24] day after day

토닥s 2016. 6. 12. 21:49
한국행은 day23에서 끝났지만 딱히 뭐라고 마무리를 지어야할지 떠오르지 않아 day24.

어제 음식만 먹으면 설사를 하는 누리를 데리고 대략 11시간 비행기(인천-런던 구간만)를 타고 런던으로 돌아왔다.  비행기가 40여 분 연착했으니 거의 12시간.  설사하는 누리가 걱정스러워 상하 여벌 옷 3벌에 바지만 3개 더 추가하여 기내에 들고갈 짐을 쌌다.  가방은 무거웠지만 걱정하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시차적응 때문에 새벽 3시에 일어난 누리와 함께 간식도 먹고 , 한국에서처럼 EBS U채널도 보면서 틈틈히 검색을 해본 결과 누리의 설사는 감기/중이염으로 처방받은 항생제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병을 나으려고 먹는 약으로 또 다른 병을 얻다니.

항생제 때문에 얻은 설사지만 친구들의 조언에 따라 유산균 같이 먹이면서 처방받은 항생제를 후딱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집에 들어서는 순간 누리의 첫마디는 "깨끗해"였다.  지비가 토요일 오전 오후 열심히 청소해서 그렇기도 하고, 부모님 집과 비교해 절대적으로 가구와 살림이 적으니 나도 그런 느낌이 든다.  깨끗하다기보다는 썰렁한 느낌.


한국에 가기 전 심어 한 번 잘라먹고 간 열무는 꽃화분처럼 자랐다.  지난해 쑥갓 꽃에 이어 놀라운 발견이다.  이걸 먹어야할지, 꽃으로 키워야 할지는 고민이지만.


이전처럼 아이 놀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아침을 먹었다.  정말 런던에 돌아온 기분이 들었다.


어젯밤 짐을 다 풀었지만 가방에서 꺼내놓은 짐들의 자리를 다 찾아주진 못했다.  그냥 풀기만하고 잠들었다.  아침을 먹고 기운내서 짐들의 자리를 찾아주고, 지비가 다시 청소를 하는 동안 가방 안에 들어가 노는 아이.
영화 아무도 모른다가 생각나서 "무섭지 않냐", "얼른 나오라"고 해도 한 참을 저렇게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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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시 일상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