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164

[life] 중간방학 (feat. KPOP댄스워크샵 & 스케이팅)

예전에 지인과 한국문화원의 사업들에 대해서 큰 의견차가 있었다.  해외 주재 한국문화원 사업들이 한국인보다는 현지인들이 주요대상이라는 건 알겠는데, 성인대상 사업으로만 치우쳐져 있다는 부분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지인은 한국정부가 현지 한국학교를 지원하고 있는데 한국문화원에서까지 유/아동을 지원할 필요가 있냐는 입장이었고, 나는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보니 현지에서 사실상 한국문화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사람들은 혈연적으로 한국과 관계가 있는 사람들, 현지에 정착한 한국인들의 자녀들인데 유/아동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입장이었다. 우리도 그렇지만 런던 외곽에 위치한 한인 밀집지역보다도 더 먼 한국학교를 보낼 수 없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토요일 하루를 꼬박 써가며 런던을 횡단해 한국학교에 아..

[life] 어떻게든 다시

.. 블로그를 해볼까 하지만 참 어렵다.지난 봄 다녀온 여행을 블로그에 올리다 말고 여름에 한국에 다녀오고,  여름에 한국행을 블로그에 올리다 말고 겨울에 다시 한국에 다녀왔다.  일년에 세 번 한국에 가는 길은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정말 다사 다난했던 2024년.    그 사이 아이는 한국으로치면 중학교에 해당하는 중등학교에 진학했다.  그 과정 또한 정말 할말이 많다.  그 이야긴 또 일년보다 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여차저차 우리가 원하는 학교에 아이를 보내긴 했지만 학교로 가는 길이 좀 멀어졌고(차로 15-20분), 첫해라 학교 행사들을 빠지지 않고 챙기려다보니 아이도 우리도 다 바쁜 가을 학기였다.  한국에 갈 때도, 돌아올 때도 정신 없었지만..

[Korea2024] 생각하지 못했던 여름휴가

아버지 장례를 마치고 다음날 언니와 동사무소에 가서 사망신고를 했다.  내가 있는 동안 서류처리를 해두어야 할 것 같아서 서둘렀다.  그런데 사망신고라는 게 알고보니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신고를 한 뒤 일주일 정도 지나야 가족관계서류에 사망 사실이 올라가 다음 서류절차들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일주일 가량 생각지도 못했던 여름휴가를 보내게 됐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어디 여행다니고 그럴처지는 아니고 가족들과 밖에 나가서 점심을 먹거나 그런 정도.  계획에 없던 한국행이다보니 미리 예약해둔 것도 없고, 계획해둔 일도 없어 그날그날 검색해서 나가서 밖에 나가 시간을 보내다 오곤했다.  집에서 가만히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그것도 엄마에겐 좋을 것 같았다.  엄마와 언니가 각자 볼일이 있는..

[Korea2024] 모든 것들의 최선

아버지가 돌아가신 건 수요일 새벽이었다. 그 주 월요일엔 언니가 중국에 답사/연수를 갈 계획이었다. 끝까지 갈까 말까를 망설이던 언니는 함께 준비한 사람의 '함께 갔으면'하는 바램을 듣고 가기로 방향을 정했다. 월요일 출발을 위해 일요일 언니네로 돌아갔다. 월요일 오전 엄마를 모시고 병원에 갔더니 아버지가 의식이 없는채로 끙끙 앓고 계셨다. 간호사분이 조심스레 "준비를 하셔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셨다. 말씀을 듣는 순간 머릿 속이 하얗게 됐다. 집으로 돌아와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공항으로 나서려고 준비를 하고 있던 언니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언니가 일행들에게 다시 연락을 해보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잠시 뒤 중국에 가지 않겠다는 언니의 연락을 받았다. 지나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언니가 중국에 갔으..

[Korea2024] 그래도 일상은 계속 된다.

(쓰다만 글 한 달에 뒤에 이어쓰기) 한국행을 결정하고 정신 없는 가운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를 뵐 수 있는 면회시간은 하루에 한 번 정해져 있는데, 그 이외 시간엔 뭘 하지?  여름에 가는 한국인데 아이가 물놀이는 해도 될까?  아버지가 누워 계신데 어디 시원한 곳에 앉아 맛있는 건 먹어도 되나?  웃어도 되나.. 그런 생각들.  그래서 언니에게 물었다. "수영복 챙겨 가도 될까?  아버지가 병원에 계신데 어디 다녀도 되나?" 정확한 표현은 기억이 안나지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실 수도 있지만, 이대로 몇 달을 계실 수도 있어.  사람들도 부모님 요양병원에 모시고 일상을 살아." 그래서 수영복을 챙겨서 한국을 갔다.  오전엔 요양병원에 들러 아버지를 뵙고, 나머지 시간은 나가서 밥을 ..

[Korea2024] 다시 한국

지난 봄 한국여행기를 마무리 하지도 못했는데, 다시 한국에 왔다. 아빠가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고-. 아이의 초등학교 마무리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과 계실 때 한 번이라도 더 뵈야 한다는 생각이 매일매일 줄타기 하던 일주일을 보내고서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 안에서 영화 Perfect days를 봤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어떻게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나 그런 생각을 잠시 했다. 더 깊은 생각을 하기엔 몸과 마음이 너무나 피곤했다. 고작 몇 개월만에 병원에서 마주한 아빠는 같은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들도 있어 신기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너무 늦지 않게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는 안도감도 있었지만, 이 무겁고 어려운 분위기에서 돌봐야하는 아이(와..

[life] 코비드, 오랜만.

다 지나서 하는 이야기지만, 사실 다 지난 것은 아니지만, 2주 전 지비가 목이 칼칼하다며 아침 출근하기 전 자가진단 키트로 테스트를 해봤다. 너무나 오랜만이라며 “어떻게 하는거지?”, “어떻게 보는거지?”, “줄이 두 개면 뭐지?” 그러는거다. “뭐?! 줄이 두 개?!”😱 아이도 등교 준비, 나도 나갈 준비를 하던 중이었다. 둘도 급하게 테스트를 해보니 아이는 음성, 나는 양성. “어떻게!”😭 마침 그날 내가 준비힌 소셜 모임이 있는 날이었는데 어쩔 수 없이 못가게 됐다고 연락을 했다. 사실 그 전주 감기몸살처럼 아파서 나는 토요일 아침 자가진단키트로 테스트를 해봤었는데 음성이었다. 그래도 내가 아팠던 게 코비드였나 알송달송한 시점이었는데, 검사할 때 나는 자각 증상이 없었고 지비 때문에 해본 것이었을..

카테고리 없음 2024.07.02

[life] 해결책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글에 이런 게 있었다. 심경이 복잡한 한 여성이 정신과를 찾았다. 의사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물었다. 여성은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았지만 꼭 집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의사가 “지금 당장 머릿 속에 있는 고민을 꺼내보라”고 했다. 여성은 ”식기세척기를 돌리기전에 그릇을 미리 헹굼해야할지, 음식 찌꺼기만 없애고 넣어도 될지“ 그런게 고민이라고 했다. 의사의 대답이 ”식기세척기를 그냥 돌리십시오. 깨끗하지 않으면 두번 돌리십시오“였다. 그리고 이어서 ”그래도 깨끗하지 않으면 세번 돌리십시오“. 정확한 워딩은 기억하지 않지만 대충 그런 이야기였다. 그 글에 마음이 움직인 사람은 나만이 아니었을듯. 아주 하찮아보이는 고민과 갈등이 사실은 마음 전체를 반영한다. 그런 것들이..

카테고리 없음 2024.06.16

[Korea2024] 오사카3일 - 츠텐카쿠

글리코 네온사인과 더불어 오사카의 상징물인 츠텐카구. 에펠타워를 따라 만든 타워라고 한다. 중간에 한 번 화재로 소실되어 더 높이 만든 타워. 오사카는 이번을 포함해 네번째 방문했는데 갈때마다 시간에 쫓기고 동선에 맞지 않아 가보지 못했던 곳이다. 호텔에서 쉬면서 검색해보니 지하철로 두 정거장이면 가길래 고고. 판데믹 중에 오픈한 슬라이더가 인기인데, 아이만 태울 수도 없고 나는 무서워서 탈 수가 없고 그래서 전망대만 올라갔다. 티켓팅 직전에 아이에게 물었더니 안탄다고 해놓고 슬라이더를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을 보더니 타고 싶다고.ㅠㅠ 생각보다 티켓팅까지 오래 줄을 서서 다시 줄설 용기가 없어서 우는 아이를 데리고 전망대로 올라갔다. 오래된(?) 관광지라 인기 없을 꺼라고, 티켓팅 어렵지 않을꺼라고 생각했..

[Korea2024] 오사카3일 - 포켓몬센터

아이에게 우리가 오사카에 간 목적은 닌텐도 월드였다.  그리고 나머지는 무계획..이라고 말해두었지만 나름대로 계획한 게 있었는데 바로 포케몬까페. 작년에 오사카에 가기 전에 언젠가 이웃블로거님 글에서 본 포켓몬까페를 찾아보니, 내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미리 공부하고, 손가락 운동하고, 며칠 전부터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그렇게 준비했는데 - 예약 실패.  일본 현지 시간으로 30일 전 저녁 6시 예약이 열린다고 해서 그 시간에 맞춰 미리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이곳 시간으로 아침 9시, 새로고침 하면서 8시 58분, 59분 그렇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9시 정각 홈페이지가 느려지면서 '리로딩reloading' 한 번 시키더니 깜쪽같이 모든 시간이 예약된 것.  허망해서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