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162 [Korea2024] 생각하지 못했던 여름휴가 아버지 장례를 마치고 다음날 언니와 동사무소에 가서 사망신고를 했다. 내가 있는 동안 서류처리를 해두어야 할 것 같아서 서둘렀다. 그런데 사망신고라는 게 알고보니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신고를 한 뒤 일주일 정도 지나야 가족관계서류에 사망 사실이 올라가 다음 서류절차들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일주일 가량 생각지도 못했던 여름휴가를 보내게 됐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어디 여행다니고 그럴처지는 아니고 가족들과 밖에 나가서 점심을 먹거나 그런 정도. 계획에 없던 한국행이다보니 미리 예약해둔 것도 없고, 계획해둔 일도 없어 그날그날 검색해서 나가서 밖에 나가 시간을 보내다 오곤했다. 집에서 가만히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그것도 엄마에겐 좋을 것 같았다. 엄마와 언니가 각자 볼일이 있는.. 2024. 10. 28. [Korea2024] 모든 것들의 최선 아버지가 돌아가신 건 수요일 새벽이었다. 그 주 월요일엔 언니가 중국에 답사/연수를 갈 계획이었다. 끝까지 갈까 말까를 망설이던 언니는 함께 준비한 사람의 '함께 갔으면'하는 바램을 듣고 가기로 방향을 정했다. 월요일 출발을 위해 일요일 언니네로 돌아갔다. 월요일 오전 엄마를 모시고 병원에 갔더니 아버지가 의식이 없는채로 끙끙 앓고 계셨다. 간호사분이 조심스레 "준비를 하셔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셨다. 말씀을 듣는 순간 머릿 속이 하얗게 됐다. 집으로 돌아와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공항으로 나서려고 준비를 하고 있던 언니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언니가 일행들에게 다시 연락을 해보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잠시 뒤 중국에 가지 않겠다는 언니의 연락을 받았다. 지나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언니가 중국에 갔으.. 2024. 9. 29. [Korea2024] 그래도 일상은 계속 된다. (쓰다만 글 한 달에 뒤에 이어쓰기) 한국행을 결정하고 정신 없는 가운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를 뵐 수 있는 면회시간은 하루에 한 번 정해져 있는데, 그 이외 시간엔 뭘 하지? 여름에 가는 한국인데 아이가 물놀이는 해도 될까? 아버지가 누워 계신데 어디 시원한 곳에 앉아 맛있는 건 먹어도 되나? 웃어도 되나.. 그런 생각들. 그래서 언니에게 물었다. "수영복 챙겨 가도 될까? 아버지가 병원에 계신데 어디 다녀도 되나?" 정확한 표현은 기억이 안나지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실 수도 있지만, 이대로 몇 달을 계실 수도 있어. 사람들도 부모님 요양병원에 모시고 일상을 살아." 그래서 수영복을 챙겨서 한국을 갔다. 오전엔 요양병원에 들러 아버지를 뵙고, 나머지 시간은 나가서 밥을 .. 2024. 9. 28. [Korea2024] 다시 한국 지난 봄 한국여행기를 마무리 하지도 못했는데, 다시 한국에 왔다. 아빠가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고-. 아이의 초등학교 마무리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과 계실 때 한 번이라도 더 뵈야 한다는 생각이 매일매일 줄타기 하던 일주일을 보내고서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 안에서 영화 Perfect days를 봤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어떻게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나 그런 생각을 잠시 했다. 더 깊은 생각을 하기엔 몸과 마음이 너무나 피곤했다. 고작 몇 개월만에 병원에서 마주한 아빠는 같은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들도 있어 신기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너무 늦지 않게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는 안도감도 있었지만, 이 무겁고 어려운 분위기에서 돌봐야하는 아이(와.. 2024. 7. 27. [life] 코비드, 오랜만. 다 지나서 하는 이야기지만, 사실 다 지난 것은 아니지만, 2주 전 지비가 목이 칼칼하다며 아침 출근하기 전 자가진단 키트로 테스트를 해봤다. 너무나 오랜만이라며 “어떻게 하는거지?”, “어떻게 보는거지?”, “줄이 두 개면 뭐지?” 그러는거다. “뭐?! 줄이 두 개?!”😱 아이도 등교 준비, 나도 나갈 준비를 하던 중이었다. 둘도 급하게 테스트를 해보니 아이는 음성, 나는 양성. “어떻게!”😭 마침 그날 내가 준비힌 소셜 모임이 있는 날이었는데 어쩔 수 없이 못가게 됐다고 연락을 했다. 사실 그 전주 감기몸살처럼 아파서 나는 토요일 아침 자가진단키트로 테스트를 해봤었는데 음성이었다. 그래도 내가 아팠던 게 코비드였나 알송달송한 시점이었는데, 검사할 때 나는 자각 증상이 없었고 지비 때문에 해본 것이었을.. 2024. 7. 2. [life] 해결책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글에 이런 게 있었다. 심경이 복잡한 한 여성이 정신과를 찾았다. 의사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물었다. 여성은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았지만 꼭 집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의사가 “지금 당장 머릿 속에 있는 고민을 꺼내보라”고 했다. 여성은 ”식기세척기를 돌리기전에 그릇을 미리 헹굼해야할지, 음식 찌꺼기만 없애고 넣어도 될지“ 그런게 고민이라고 했다. 의사의 대답이 ”식기세척기를 그냥 돌리십시오. 깨끗하지 않으면 두번 돌리십시오“였다. 그리고 이어서 ”그래도 깨끗하지 않으면 세번 돌리십시오“. 정확한 워딩은 기억하지 않지만 대충 그런 이야기였다. 그 글에 마음이 움직인 사람은 나만이 아니었을듯. 아주 하찮아보이는 고민과 갈등이 사실은 마음 전체를 반영한다. 그런 것들이.. 2024. 6. 16. 이전 1 2 3 4 ··· 19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