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25년

[life] 어떻게든 다시

토닥s 2025. 2. 22. 06:28

.. 블로그를 해볼까 하지만 참 어렵다.

지난 봄 다녀온 여행을 블로그에 올리다 말고 여름에 한국에 다녀오고,  여름에 한국행을 블로그에 올리다 말고 겨울에 다시 한국에 다녀왔다.  일년에 세 번 한국에 가는 길은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정말 다사 다난했던 2024년.  

아이와 남편의 최애한국음식 - 물떡

 

 

그 사이 아이는 한국으로치면 중학교에 해당하는 중등학교에 진학했다.  그 과정 또한 정말 할말이 많다.  그 이야긴 또 일년보다 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여차저차 우리가 원하는 학교에 아이를 보내긴 했지만 학교로 가는 길이 좀 멀어졌고(차로 15-20분), 첫해라 학교 행사들을 빠지지 않고 챙기려다보니 아이도 우리도 다 바쁜 가을 학기였다. 

 

한국에 갈 때도, 돌아올 때도 정신 없었지만 여든을 맞은 엄마의 생일을 잘 축하해주고 돌아왔다.  아버지가 아프시기 전에 계획되서 항공편도 다 구입해둔 한국행이었다.  한국에 세 번을 가려니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기도 해서 취소할까도 생각했는데, 엄마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남편도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여든번 째 생일도 못챙겨먹는다 생각하니 울적할 것 같아 다녀와서 아껴보자는 마음으로 다녀왔다.  결과적으로 잘한 일-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다녀와서는 정말 정신 없이 봄학기를 맞았다.  여기는 1월에 시작하는 학기가 봄학기, 4월 중순에 시작하는 학기가 여름학기다.

 

새로운 봄학기를 맞아 준비해야 하는 것들 중  두 가지 - 발레화와 축구화는 온라인 쇼핑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 한국에서 돌아오고 바로 직접가서 신어보고 구입했다.

 

나는 토슈즈라고 하고 여기서는 포인트슈즈라고 하는 발레화.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영국에서는 12살±1살 정도가 되어야 이 토슈즈를 신고 발레를 한다.  발목힘과 요령이 필요해서 그런 모양.

 

 

 

 

아이는 중등학교에 가서도 일주일에 4시간 댄스 수업을 받는다.  2시간씩 2번.  거기에 발레 등급 시험을 위해서 한 시간 더 추가를 하고, 경연에 나가보기 위해서 비상시적 수업을 추가하면서 일주일에 6시간 댄스수업을 받았다.  아이도 힘들지만, 아이를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우리도 쉽지 않는 한 학기였다.

 

 

 

그 경연대회가 바로 며칠 전에 치뤄졌다.  우리는 등원 1회가 줄어서 마냥 좋은-.  비용 줄은 것은 더 좋은-.

 

 

 

 

아이가 참가한 부분은 솔로 발레.  심각하게 발레를 하는 아이들을 보니 아이처럼 취미 삼아, 재미 삼아 이렇게 발레를 하는 게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좀 들었다.  힘들기만 하고, 비싸기만 한데 말이다.

아이도 다른 아이들의 실력에 좀 주눅이 든 모양이다.  앞으로도 경연에 참여해보고 싶냐고 물었다.  아이는 연습하는 과정이 즐거웠다고 한다.  친구들과 선생님과 가까워진 것 같아서 댄스를 배우고 있는 곳에 소속감이 더 생긴 모양이었다.  그래 즐거웠으니 됐다.  내가 더 열심히 일해서 돈 벌어볼께-.  그런데 월급은 고정.

 

발레 경연이 봄학기 중간 방학 한 가운데라 이번 방학엔 아무런 계획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며칠 전 아이의 초등학교 친구와 우연히 잡은 계획 - 아이스 스케이팅을 타러 갔다.  경연에서 주눅든 기분을 되살릴 수 있었다.

 

판데믹 중에 몇 번 타본 스케이트.  오랜만에 탔지만, 예전보다 쉬워진 것 같다는 아이.  친구는 스케이트 강습을 받은 아이라 아이를 잘 이끌어주었다.  또 스케이트를 타러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서 내일 당장 다시 가기로 했다.  그래 고고.  계속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