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말이라기 보다 몇 개의 단어를 말하기 시작했다. 물론 말하는 단어보다 이해하는 단어는 더 많다. 그 전에는 엄마/아빠도 못하면서 사람들만 보면 손 흔들며 하이/바이만 주구장창했을 뿐이었는데. 지난 주에 누리가 처음 내뱉은 말은 볼ball이었다. 뭐 그렇다고 아주 정확하게 [볼] 한 것은 아니고 [보-ㄹ] 정도로. 이 말을 듣고 좀 놀란 이유는 나는 누리에게 볼이라는 말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공'이라고 한다. 가끔 놀이터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자기 공을 뺏기고 슬퍼할 때가 있는데 그 때나되야 나누라고 말하며 영어를 쓰기는 하지만, 의식적으로 영어를 쓰지 않는다. 그런데 처음 내뱉은 말이 '볼'이라니. 지비와 이야기해본 결과 TV에서 들었거나, 우리가 나누는 대화를 들었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