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Newbie Story

[+41weeks] 잠이 태부족

토닥s 2013. 7. 6. 23:08

생후 5주부터 밤에 깨지 않고 자는 누리도 늘 그런 건 아니다.  예방접종을 맞은 뒤 한 이틀 한 밤중에 깨어나 울기도 했고, 그것과는 상관없이 우유를 먹은 뒤 트림없이 잠든 날은 어김 없이 한 두 시간 뒤에 깨어나 울기도 했다.  그래도  비교적 잘 자는 편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특별히 좋은 걸 먹이거나, 지비와 내가 특출나게 크지 않아도(아 나는 물론 한 덩치 하지~) 누리 키가 특출나게 큰 이유가 잘 자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누리는 그렇게 많이 자는 편은 아니다.


한국가기 전까지 누리는 저녁 10시에서 아침 7시 또는 7시 반 정도까지 자고, 낮에 두 번 정도 낮잠을 자는데 더하면 3시간 정도 됐다.   오전에 많이 자면 오후에 덜 자고, 오전에 적게 자면 오후에 길게 자고 그런 식.

3개월부터 6개월 정도까지는 목욕 후 짧은 잠을 더 자고 저녁 9시 정도에 일어나 10시 경에 다시 잠들었다.


9개월이 넘은 요즘, 한국 다녀와서는 6개월 이후부터 지속된 패턴이 '대충' 유지되면서 그 안에서 수많은 '변주'가 생겼다.  오전에 낮잠을 건너뛰기도 하고, 아침 6시에 일어나기도 하고, 저녁 10시 반이 넘어 잠들기도 한다.  또 한 가지 변화는  한국 다녀오기 전에는 저녁 10시 경 마지막 우유를 먹고, 물 한 모금 마시기가 힘들게 졸려워 잠들곤 했는데, 요즘은 마지막 우유를 먹고도 30분 정도는 침대에서 더 뒹굴어줘야 한다.  뒹굴다가 혼자 쓰러져 엎드린채로 잠드는 날이 많다.  그럼 우리가 누리 침대로 옮겨도 계속해서 잔다.







대략 잠자는 시간이 10시반에서 아침 7시, 그리고 낮잠 3시간하면 총 12시간 정도를 자는 셈인데 9~10개월 아기치곤 적게 자는 것 같다.  그 월령수면 14~16시간 정도는 잔다는데.  영국의 아이들은 저녁 7시부터 아침 7시까지 잔다고 한다(아이들은 7~8시면 잠자리에 들고 부모들은 그때부터 자기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하지만 실상을 들어보면 아침 7시까지는 자는 경우는 잘 없고 대략 5~6시에 일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두어번의 낮잠을 자는데 거기에 비하면 누리의 수면시간은 태부족.


낮잠을 줄여 저녁에 일찍 잠드는 패턴으로 바꾸어볼까 했지만, 낮에 단잠에 든 아기를 깨우기도 힘들고 밤엔 억지로 재우기도 힘들다.  더군다나 요즘은 이유식을 꾸준히 늘려 우유먹는 패턴을 바꾸어보려고 애를 쓰는 중이라 계획대로 재우려다보면 배가고파 잠이 들기 어렵고, 어떤 때는 거꾸로 잠이 와서 이유식을 먹기 어려워 할 때도 있다.  아무래도 우유따로 이유식따로 식생활 패턴이 잡히면 수면 패턴 바꾸기를 시도해야 할 것 같다. 

낮시간에 밖에서 빡세게 굴려 일찍 재우는 것도 방법인데 옆집의 사례를 듣자하니 애가 피곤해서 오후 낮잠을 너무 길게 자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 );;


낮에 누리가 잠들면 그때부터 내가 마음이 바쁘다.  젖병도 씻어야 하고, 빨래도 꺼내 널고, 이유식도 만들고, 기타등등.  그러고나서 누리 옆에 누워 책이라도 한 장 읽어보려면 나도 눈꺼풀이 무겁다.  나도 자볼까 하면 누리가 깨는 날이 대부분.(ㅜㅜ )


누리도 수면이 부족하지만, 나도 수면이 부족하다.  고등학교도 멀리 다녀 그때부터 영국에 오기 전까지 대략 6시 또는 6시 반에 일어나는 생활을 했고, 20살이 넘어들면서는 12시 전에 귀가할 일이 드문 생활을 해서 많아봐야 5~6시간 잤다.  자라고 자리를 깔아줘도 오래 못잤다.  낮잠은 죄악(?)시 하며 잠에 대한 미련이나 욕심이 없는 사람이'었'는데, 요즘 부쩍 '자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친구들도, 이곳의 안내책자도 출산 전에 많이 쉬라고들 하는구나 하고 뒤늦게 바위 깨며 '아..'하고 있다.  그런데 영국의 여름은 참 일찍 잠들기 어렵다.  밝은 것이 이유라기 보다는, 밝아서 시간 늦은 줄 모르고 사브작사브작하다보면 벌써 한밤중.  그래서 피로가 지속되는 것이 영국의 여름인데, 거기에 아기까지 더해져 '완전' 피곤하다.( i i)




수면과 관련된 다른 이슈 1 - 엎드려 자는 아기


언젠가부터 아침에 깨어보면 누리가 엎드려 자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는 혼자 새벽에 깨서 잠결에 기어 엎드린 것이었다.  그리고 저녁에도 우리 침대 위를 뒹굴다 엎드려 잠들면 우리가 누리 침대로 옮기곤 한다.   한 때 아기 폐활량 키운다면서 엎드래 재우는 것이 유행이다가 질식사 우려 때문에 그런 것이 없어진 걸로 안다.  괜찮을까 싶어 아동센터에 갔을 때 조산사에게 물어봤다.  아기들이 기기 시작하면 흔히 있는 일이라고 한다.  자다 깨서 기다가 엎드려 다시 잠드는 일이.  한참 기다보니 그런 일이 자연스레 생기는 일이고, 처음부터 엎드려 재우는 것이 아니라면 자면서 포즈가 바뀌는 건 괜찮다고.  물론 아주 어린 아기들은 엎드려 재우는 건 좋지 않다고 여기서도 말한다.   


수면과 관련된 다른 이슈 2 - 범퍼의 양면


나도 출산 전 아기 용품을 사려고 목록을 작성할 때 아기 침대 안 범퍼를 사려고 했다.  그때  이곳에서 먼저 출산을 경험한 K선생님이 이곳에서는 범퍼bumper의 위험을 경고해서 사용을 권장하지 않기도 한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찾아보니, 아기들을 충격에서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아기 침대의 범퍼가 아기 침대의 온도를 높이거나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기도 한다는 경고가 있었다.  그래서 아기 사망 사고의 확실한 이유라고는 할 수 없지만, 가능성 있는 이유는 될 수 있다는 정도의 논란이 존재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국에서 집집마다 다 있다는 범퍼베드가 조금 의아했다.  뭐 한국에선 워낙 아기들을 따듯하게 키우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수면과 관련된 다른 이슈 3 - 아기 베개와 아기 이불


나도 임신하고서 "뭐 사줄까?"하는 언니에게 구멍이 뻥 뚫린 도넛 베개 사달라고 했다.  내 납작한 뒷통수가 원망스러워, 그런 건 되물림하지 말자면서.  근데 영국서는 돌 이전까지는 베개를 쓰지 않는다.  심지어 조산사가 집에 방문해서 아기 침대를 둘러보면서 놓여 있는 베개를 보고선 돌 전에 베개를 쓰지 않는다고 다시 주지시키기까지 했다.  그 사실을 알고 있어 쓰지 않고 그냥 놓아만 둔 것이었는데. 

이불도 마찬가지다.  돌 이전까지는 흔히 말하는 솜이불은 쓰지 않고 얇은 담요를 기온에 따라 여러 장 겹쳐 쓰라고 한다.  베개도 이불도 질식의 우려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


영국은 그렇더라고.. 참고하시라고..( ' ');;





 2013년 7월 3일 노래(?)하는 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