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Newbie Story

[+40weeks] 가젯맘

토닥s 2013. 6. 30. 20:29

육아용품과 관련해서 '이런 것도 있나?'하면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정말 없는 게 없다.  각종 지식 검색에 없는 질문과 답이 없는 것처럼.  나는 주로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면 한국어로 검색해보고, 그 다음 영어로 검색해보고, 구입하는 편인데.  한국의 육아용품은 정말 없는 게 없고, 그것이 비록 대부분이 물 건너온 수입품이라 하더라도, 사용자 후기도 그렇다.  가끔 열심히 읽어내려가다 끝부분에 협찬을 받은 후기라는 걸 알게 되면 김이 확 식어버리긴 한다. 

남이 써 놓은 후기 잘 읽고서 드는 생각의 한 자락은 '나는 이런 가젯맘은 되지 말아야지'.  육아일기인지 육아용품 사용자 후기인지를 읽다보면 아기는 없고, 육아도 없고, 제품만 남아있다.  그런데 나도 점점 그렇게 되어가는 것 같다. ( i i)


눈에 보이는 게 없으면 써내려가기 어렵기 때문인가?  아니면 육아의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배송되온 상품의 포장을 드륵 드륵 뜯으면서 해소하기 때문인가?



도이디 컵 Doidy Cup


도이디 컵은 기저귀나 젖병을 살 때 계속해서 추천 혹은 연관 상품으로 뜨길래 뭔가 하고 봤다.  쉽게 말해 훈련용 컵인데, 사면으로 되어 아기들이 내용물을 볼 수도 있고, 컵을 약간만 기울어도 내용물이 입으로 흘러내려오게 되어 있는 구조다.  참 괜찮은 생각이다 하고 메모만 해두었다.  


누리도 6개월을 전후해서 물을 간간히 마시기 시작했고, 물을 마실 땐 타미티피의 스파우트 컵을 쓴다.  일반적인 스파우트 컵은 약간 돌출된 입구가 있고, 회사에 따라서 그 소재가 플라스틱이냐 약간 실리콘이냐 그 정도의 차이가 있는데 누리가 쓰는 스파우트는 젖병의 젖꼭지와 같은 소재다.  그리고 생긴 모양도 일반 스파우트와는 약간 다른데 입으로 물어야 물이 나온다.  물지 않으면 뒤집어도 물이 나오지 않는 구조.  그런데 그것도 매일 같이 쓰다보니 색이 흐려져 교체해야하는 건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부터 천천히 연습시켜 12개월이 되면 컵으로 마시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과연될까만은 그래서 계획이란 거지.


지난 월요일 누리의 몸무게 체크를 위해서 아동센터에 갔다가 조산사에게 물어봤다.  보통 언제쯤 젖병을 끊는 것이 좋은지, 분유는 언제쯤 끊는 것이 좋은지.  둘다 12개월 전후면 "perfect!"라고.  그러면서 "12개월 이후엔 일반 생우유를 컵으로 주면 좋다"면서 나에게 "도이디 컵 같은 걸로 훈련하면 된다"고.  도이디 컵 들어봤냐고 물었다.  '도이디 컵이 그렇게 유명하단 말이지?'하고 집으로 돌아와 바로 주문했다.



요런 봉투에 담겨 오는데, 다시 닫을 수 있는 지퍼가 있어 외출시 이용하면 좋다고 하는데.  밖에까지 컵을 들고 나가겠냐며 그냥 버렸다.  3개월 이후부터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스파우트를 바로 건너뛰어도 될듯하다. 



요렇게 사면으로 생겼다.  유명 브랜드에선 젖병 같이 생긴 컵 안에 뚜껑 있고, 사면이 들어간 제품을 봤는데, 그냥 이런 도이디 컵이 씻기도 쉬운 것 같다.  가격도 저렴하고.



손잡이가 좀 작지 않냐고 했더니, 지비도 그렇다고 동의했다가 누리 물을 줘보더니 아기에겐 맞는 사이즈인 것 같다고.  그러고보니 그런 것도 같고.( ' ')a




요렇게 물린다.  그래서 아기는 물론 주는 사람도 내용물을 볼 수가 있다.



처음 사용하는 거라 내가 잡고 줘봤다.  스파우트는 본능적으로 잡더니만, 거기에 익숙해진 탓인지 물은 마셔도 컵을 잡지는 못했다.



그러더니 컵을 확 뒤집어.( - -);;  다행히 물은 별로 없었지만.




지금도 식탁에 앉아서 뭘 먹을 때 물 정도만 준다.  그리고 우유먹고 난 뒤 물을 마실 땐 스파우트를 함께 사용한다.  이 도이디 컵으로 다 쓸 수 있으면 좋겠다.  훨씬 씻기가 편하니까.

검색해보니 한국엔 아류 상품이 벌써 있다.  내 생각처럼 큰 손잡이가 달린.  정품인 이 컵이 좋은지, 한국에 나온 큰 손잡이가 좋은지, 혹은 그냥 스파우트 컵이 좋은지는 엄마 선택이지만(육아용품은 정말 아기 편의보다는 엄마의 취향과 선택인 것 같다).  도이디 컵, 훈련만 되면 좋을 것 같다.  씻기 편하다니까.  물론 스팀 소독도 가능하다.



발 사이즈 측정기


누리는 신발이 아직까지 한 켤레도 없다.  0-3개월용 물려 받은 신발이 있었는데, 그땐 겨울이었고 우주복 스타일의 all-in-one 스타일의 옷을 주로 입히다 보니 신발을 신길 일이 없어 물려 받은 신발은 신어보지도 못하고 작아져버렸다. 

한국에 가기 전 신발을 사볼까 하고 온라인에 잠복해 할인하는 신발을 골랐는데 사이즈를 알 길이 없어 매장에 가서 사이즈를 재고 사기로 했다.  매장에 가니 그 할인 신발은 없어 사이즈만 재고 돌아왔는데, 아기 발이 각각 3과 3½이라면서 크기가 다르다고, 온라인에 다시 들어가보니 할인 신발은 그 사이 품절.  그러고서 나 몰라 하고 한국 가버렸다.


하지만 이젠 누리도 사물을 잡고 일어나 옆으로 걷기 시작해서 정말 신발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이 발이 자랐나, 다시 매장에 가서 사이즈를 재어보나 어쩌나 하다가 발견한 사이즈 측정기.  '굳이 이런 것까지'하다가도 아기 발은 쑥쑥 자라고, 온라인에 플래쉬 할인도 많으니 괜찮겠다하면서 £6주고 구입. 

이건 토들러용이고 주니어용은 따로 있다.  토들러용은 한국사이즈로 160까지 측정이 가능하다.  양말 신고 길이와 둘레를 잰 다음 clarks의 웹사이트에 입력하면 영국 사이즈와 볼품을 일러준다.  clarks의 아기 신발은 보통 볼품이 F와 G 2종류다.  Clarks에서는 E-H로 볼품이 4종류라는데 홈페이지에는 눈씻고 찾아봐도 E와 H는 없다.



양말신고 발의 크기를 재어보니 길이 113mm에 둘레 93mm로 4E라고 웹사이트가 일러준다.  아기 신발 사면 6~8주 정도 신는다더니 그 사이 한 사이즈가 자랐다.  그럼 나는 4½로 사야겠다.  아줌마니까.( ' ');;



라마즈 헝겊책


누리가 종이 책을 막 먹어재껴 생각한 게 헝겊책이나 목욕용책이다.  다른 집에 점심 초대를 받아 갔더니 그 집 아기 헝겊책을 힘으로 뺏아 덥석 물어 헝겊책을 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검색해보니 라마즈라는 상품이 유명한듯해서 가장 어린 나이용 책을 사줬다.  대충 살펴보니 이 책도 연령이 나눠진듯하여.



요렇게 생겼다.  라마즈 클래식 디스커버리.  가장 어린 나이용올 £4.95주고 아마존에서 구입.



보통을 한 번 세탁해서 주는데 반응을 보려고 주었더니 헝겊책의 라벨에 급 관심을 보이더니 다음엔 핥는다.  누리야 너는 개나 고양이가 아녀.




그 다음에야 내용물을 약간 살펴보는 듯하는 누리.  헝겊책도 한 하루 신나게 가지고 놀더니 다음날은 빈 패트병에 꽂혔다.  그리고 이틀쯤 지나서 '이런게 있었냐'는듯 또 신나게 가지고 논다.


라마즈 책을 살펴보니 이걸 미리 알았더라면 라벨이 네 모서리에 달린 손수건 뽀시락 소리나는 공같은 걸 안사주고 이걸 처음부터 사줬음 좋겠다 싶다.  라벨도 많고, 뽀시락 소리도 나고, 작은 딸랑이도 들었고, 작은 삑삑이도 들었다.  그러길래 다른 집에선 어떤 장난감 사주는지 좀 보고 들었어야 하는 건데, 나는 장난감은 안사준다 주의라서 그런데 별로 관심이 없었다.  이번에 일본가서 사준 라벨이 달린 손수건, 뽀시락 소리가 나는 공, 그리고 삑삑이 토끼가 사준 것들이고 나머진 선물 받은 것들이다.  그래서 들쭉날쭉 장난감에 별로 철학(?)이 없다.

라마즈는 쭉 제품을 살펴보니 주로 천으로 된 장난감들이 많다.  정서적으로 좋을 것도 같고.  나야 인형도 그냥 세탁망에 넣어 세탁기에 돌려버리니 씼는 것도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고.  단점이라면 가격이 만만찮아 보인다는 점.( - -)

이젠 다른 집 애들은 뭐가지고 노는지 좀 봐야겠다.  혼자서 뒷북치지 말고.  단, 과하지 않게 그리고 실속있게.


아, 근데 이 책을 사줘도 누리는 보이는 족족 종이책을 먹어재끼고 있다.(i i )



어쩌다보니 이번주에 자잘한 아기 물건을 세 개 구입했다.  이제 그만~♪

세 가지 모두 비싼 건 아니라고 위로하지만, 그래도 이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