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2년

[taste] 김치국밥

토닥s 2012. 2. 25. 01:56
한달 전쯤 W에서 함께 일하던 M씨를 만났다.  어째서였는지 나는 M씨가 2월에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여 서둘러 만났는데, 나의 착각이었다.  비자는 초여름까지 여유가 있었지만,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던 지난 번 인사를 나는 2월에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기억한 모양이었다.  4~5시간은 수다를 떤듯.
한국에 돌아가면 뭐할꺼냐는 이야기가 오가는 가운데, M씨가 그랬다.  한국에 가면 김치국밥을 먹을꺼라고.  그 말을 듣는 순간 그 동안 존재를 잊고 살았던 김치국밥이 잠시도 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아 나도 김치국밥'하면서.
결국은 인터넷을 검색해서 김치국밥을 어떻게 만드는지 찾아보고, 동영상도 봤다.  가수 장윤정이 요즘 김치사업으로 성공했나보더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해 보였지만, 잘 익은 김치가 없는 것이 낭패.
보통 김치를 200g짜리 작은 포장으로 사다먹는데, 대부분의 경우 익지 않은 김치다.  수출용이라 소금을 많이쳐서 그런지 짜기만 짜고 잘 익지도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집에서 가까운 Thai슈퍼마켓에서 500g짜리 김치를 샀는데, 뜯어보니 잘 익은 신김치였다.  '이거다!'하고 바로 김치국밥 만들기. 

주재료: 김치, 파, 멸치육수, 달걀, 밥
부재료: 두부, 당면 조금

콩나물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았지만, 콩나물을 사려면 뉴몰든의 한국 슈퍼마켓까지 가야하고 그러면 또 며칠 기다려야 하니까 그냥 콩나물 없이 끓였다.  숙주나물은 사기가 쉬운데 콩나물은 사기가 쉽지 않다.
순서, 조리방법 그런 거 없이 멸치육수에 김치, 파, 달걀, 두부, 당면 한꺼번에 넣고 끓이다가 따듯한 밥에 올려 먹었다.


런던이 한참 추웠던 때라 더 맛나게 먹은 것 같다.  '정말 나는 요리 신동 아닐까?'하면서. 또 먹고 싶다. ( i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