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2년

[book] 허영만 맛있게 잘쉬었습니다.

토닥s 2012. 1. 11. 02:49

허영만, 이호준(2011). <허영만 맛있게 잘쉬었습니다>. 가디언.

워낙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 책을 읽고 있다, 북한관련 영어책.  독서의욕이 확 떨어져서 잘 넘어갈 것 같은 책으로 골라잡았다.  결론적으로 잘못 잡았다.  읽는 내내 괴로웠다.  맛있는 음식도 그립지만 온천이 그리워서.

책의 이미지를 찾기 위해 '맛있게 잘쉬었습니다'라고 인터넷 서점의 검색창에 있었다.  근데 제목이 <허영만 맛있게 잘쉬었습니다>로 나온다.  그가 아니고서는 만들어질 수 없는 여행과 취재였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하고 착하게 생각해도, 그의 유명세를 이용한 책이라는 생각은 지우기 어렵다.

일본여행은 전문가 뺨칠정도로 잘 다룬 블로거들이 많기 때문에, 그럼에도 잘만들어진 책은 만나기 어렵다, 뻔하지 않은 여행지를 찾아 고생한 흔적이 보인다.  일본관광청과 같은 기관의 도움을 받아서.  그래서 뻔하지 않은 고급스러운 여행지를 많이 담았다, 물론 뻔한 여행지도 함께.

주로 JR역을 중심으로 정보를 담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도 같지만, '역에서 자동차로 이동 45분' 이런 대목이 난감하다.  담당관청 공무원, 가이드, 어시스트와 함께 하는 수준의 여행을 준비할 수 있는 사람이면 모르지만, 집 떠나면 뚜벅이 신세를 면하기 어려운 나 같은 사람은 어쩌란 말인가.  료칸 좋은 줄도 알고, 가이세키가 먹어볼만 경험이라는 것도 알지만 잘해야 일본에서 먹는 원조 미소라멘이 전부인 나 같은 사람들.
그저 눈만 즐겁고, 마음만 즐겁다.  그 다음은 괴로워지기 시작한다.

아 나가사키의 카스테라 먹고 싶다.
아 가고시마의 고구마 먹고 싶다.
아 에비수 마시고 싶다.
아 고베규 먹고 싶다.
아..

그래 그저 시샘이다.  이래도 저래도 다음 일본여행은 무조건 온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