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2년

[film] Welcome(2009)

토닥s 2012. 1. 6. 20:07

※ 영화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비랄Bilal은 이라크에서 4000km를 걸어서 칼레Calais, France에 왔다.  아버지에게 결혼을 강요받고 있는 여자친구 미나Mina를 만나기 위해 영국으로 가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  €500를 지불하고 영국으로 가는 트럭에 불법으로 오른다.  사람의 호흡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감지하여 해협을 건너는 사람들을 적발해내는 국경경비대에 걸려 비랄 일행은 해협을 건너는데 실패하고 만다.  오랜 숨을 참지 못한 것은 비랄이었다.  어느 누구도 이제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모험에 비랄과 함께 하려하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첫번째 시도에서 비랄 때문에 €500를 잃은 동료는 비랄에게 그 돈을 갚으라고 폭력적으로 대한다.  결국 그들의 방법으로 해협을 건널 수 없다고 판단한 비랄은 자신의 방법으로 해협을 건너기로 마음 먹는다.

시몽은 올림픽 수영 메달리스트였지만, 지금은 수영을 가르치는 강사로 일한다.  시몽은 칼레의 불법체류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아내와 이혼과정에 있다.  그렇지 않아도 마음이 복잡한데 수영장에 17살 이라크-쿠르드 청년이 찾아와 시몽에게 수영강습을 신청한다.  그는 해협을 건너려고 수영을 배우려고 한다.

이렇게 두 사람이 프랑스의 칼레에서 만났다. 
칼레는 런던에서 하루만에 다녀오는 여행지로 학생들에게 알려져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오는 관문인 도시다.  유럽의 많은 상품들이 트럭을 이용해 영국으로 건너온다.  그 트럭엔 상품들만 실려 오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에 있는 불법체류자들이 끊임없이 영국으로의 밀항을 시도하기 때문에 영국의 국경경비가 삼엄하다.  프랑스로써는 영국으로 가려는 불법체류자들이 몰려들어 골머리가 아프다.  작은 해안도시가 곳곳에서 벌어지는 불법체류자 단속으로 삭막하기 그지없고, 불법체류자들에게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지역주민의 인심은 삭막하다 못해 도시를 무겁게 만든다.

Welcome이라는 타이틀에서 수영강사와 수영으로 해협을 건너려는 불법체류자의 따듯한 만남을 기대했다.  기대는 여지 없이 깨어졌다.  불법체류자를 대하는 차가운 시선들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것이 이 영화다.  비록 시몽과 비랄은 어느 지점에서 접점을 찾아 관계를 형성해가지만, 결국 비랄은 칼레를 떠나가려고 하는 청년이다.  마치 시몽을 떠나가려는 아내처럼.

생각보다 바닷물은 차가웠다.  비랄은 한 번 해안경비대에 잡혀오지만 다시 시도한다.  불가능할 것 같은 해협을 마침내 건너 영국해안 앞에 이른다.  전형적인 영국의 해안이 보이는 그 곳에서 영국해안경비대에 걸려 그를 피하던 비랄.

시몽을 찾은 경찰은 비랄이 기적적으로 해협을 건넜지만, 영국해안경비대에 걸려 프랑스의 칼레로 보내졌다고 이야기해준다.  플라스틱 백에 담긴채.  그리고 비랄이 발견된 곳은 해안선에서 고작 800m 떨어진 곳이었다고.

이 영화는 한 마디로 절대로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2년이 약간 이 영화를 발견하게 된 건 친구 진운의 포스트에서다.  간단한 소개였지만 나의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했다.  요즘 내가 궁금했던 질문과 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영국엔 난민지위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현 정부에선 그도 바뀌었지만.  난민에 관해 관대한 곳일뿐만 아니 이런저런 이유로 유럽 각국에서 난민지위를 인정 받은 사람들이 유럽 각국의 시민권을 취득해서 결국 오려는 나라가 영국이라는 점이 최근 나의 관심사에 들어왔다.  사실 영국이라기보다는 런던이라고 해야 더 옳겠지만.
그런 궁금증을 풀기위해 이 영화를 봤지만, 궁금증을 풀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냥 '절박함'이 다가왔다.  그 '절박함'이 어떻게 풀어질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