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22년

[life] 크리스마스와 새해맞이

토닥s 2023. 1. 7. 19:08

올해는, 아 벌써 작년은 조금 이른 크리스마스 저녁을 21일에 먹었다.  25일 아침은 되어야 열어볼 수 있었던 크리스마스 선물도 그 보다 나흘 앞서 열어보게 했다.  크리스마스에 여행을 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곧 집을 떠날 예정이라 음식도 간소하게, 남김 없이 먹을 수 있는 정도만 준비했다.

 

해산물을 대신해 새우 감바스를 해보려고 했으나 냉장고를 정리할 목적으로 자투리 채소를 다 넣었더니 '새우국'이 됐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들어 크리스마스 리스wreath 모양이 빵을 샀다.  그리고 아이의 열번 째 생일에 맞춰 주려고 했던 그림 선물을 11월에 받아 포장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전달했다.

 

원본을 걸어두면 빛에 바랠 것 같아 '사본을 액자에 넣어 걸어두나' 고민하다, 빛 바랜 원본도 시간이 흐르면 멋진 선물이 될꺼라며 그냥 원본을 액자에 넣었다.  대신 스캔해두긴 했다.

원하는 액자를 구하지 못해 몇 주간 IKEA 온라인을 기웃거리다 크기만 맞춰 일단 액자를 샀다.  다음에 원하는 액자 재고가 들어오면 바꾸기로 마음을 먹고.  이 액자는 창가 옆 피아노 위에 걸릴 예정.

 

그리고 정신 없이 짐을 챙겨 23일 여행을 떠났다.  사실 우리가 구입한 표는 24일 토요일 항공권이었는데, 지난 여름 영국항공에서 우리가 예약한 항공 일정을 취소하면서 하루 앞당겨 떠나게 됐다.  때문에 준비할 시간도 없이 전날 저녁 짐을 챙겨 고고.

 

코비드 이후 항공권의 가격은 치솟고 서비스의 질은 떨어졌는데, 영국항공의 기내식은 놀라운 수준이었다.  영국에 사는 한국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항공이 영국항공인데, 최근 2~3년 간 탄 장거리 항공(아시아나, 핀에어 그리고 독일항공) 기내식 중 최고였다.  그런데 다시 영국으로 돌아오는 기내식은 현지(미국)에서 준비한 탓인지 정말 별로였다.

 

 

10시간이 넘는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곳은 - 미국.

 

지비의 40번째 생일을 기념하여 가려고 했던 여행을, 물론 나는 반기지 않았지만, 판데믹 때문에 몇 년 늦게 가게 됐다.  사실 처음 계획했던 여행지는 싱가포르였는데, 항공권은 한국가는 것과 비슷하고 심지어 거리는 한국보다 멀었다.  물론 요즘은 한국가는 비행기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13시간으로 길어졌지만.   싱가포르 물가는 너무나 비싸 '내가 왜 이 비용을 들여서 여기에?'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싱가포르와 비슷한 기후, 영국보다는 따듯한 기후가 있는 곳을 생각해보다 친구가 4년 전에 이주한 미국 LA로 계획을 변경했다.

 

결과적으로 너무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다.  올해로 딱 30년을 친구한 친구와 한국에서 잠시 얼굴만 보며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었고, 아이는 친구의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지비는 육아와 가사에서 벗어나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날, 범죄율이 높아 무섭다고 가기 싫다며 울던 아이는 영국으로 돌아올 즈음이 되어서는 미국을 떠나기 싫다고 울었다.  지비와 아이는 '미국병'이 단단히 걸렸다.  나는 좋기는 하지만서도, 딱히 내 스타일은 아닌듯한 미국.  페이스북에 가족과 친구용으로 간단히 올렸던 여행을 조금 더 살을 덧붙여 올릴 생각이다.  나중에 다시 되새길 용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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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와 새해 기간 떠나 있느라 올리지 못한 인사 늦게 올립니다.

2023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