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3701days] 내 아이의 법정보호인

토닥s 2022. 11. 7. 09:05

지난 글에서 썼던 것처럼 지난 주말은 런던 동남쪽에 사는 친구네에 1박(슬립오버 sleepover)를 갔다.  두 집 사이 거리가 제법 멀다보니 마음 편하게 먹고 마시며, 아이들도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기위해 여름이 끝날무렵 해둔 약속이었다.  친구네가 산책+점심해결을 위해 친구네에서 멀지 않은 그리니치 공원에서 먼저 만나자고 했다.  우리는 한국에서 손님이나 와야 가는 곳이고, 그나마도 누리가 2살 때쯤 간 것이 마지막인 것 같은 그리니치 천문대가 있는 곳이다.  한국어로는 그리니치, 영어로는 Greenwich.

시간의 시작점인 자오선

친구들을 만나 그리니치 마켓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각자의 취향대로 브리또, 잡채밥, 바오번을 사서 템즈강변 커티삭 근처로 이동했다.  나는 한국치킨 바오번을 골랐다.

어른들이 바베큐를 준비하는 동안 아이들은 친구와 할로윈 호박, 잭오랜턴을 만들었다.

친구들은 모두가 먹을만큼의 소시지를 준비했고, 우리들은 또 모두가 먹을만큼의 닭을 준비했다.  그래서 많은 음식이 남았다.  남은 음식들은 다음날 브런치 콜럼비아식 아레파Arepa 위로 고고.

아이는 전에는 몰랐던 닌텐도와 숨겨진 다락방을 발견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언제나처럼 돌아오는 길은 다음을 기약하며 눈물바다였지만.  그런 아쉬움이 그리움이 되고, 시간이 흘러 ‘우정’이 되리라 믿는다.

+

이번에 나눈 이야기 중 인상적인 것은 유언장이었다.  참고로 친구들은 우리들보다 서너살씩 젊다.  경제가 어려우니 아껴보자는 생각을 누구나 하듯 친구들도 그런 동기에서 경제관련 팟캐트 방송을 종종 보고 듣는다고 한다.  사소한 카드 관리부터 많은 것은 배웠다는 친구들.  최근 이슈 중 자기들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이라며 유언장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불의의 사고로 부모 양쪽이 사망하게 되면, 영국내 가족이 없는 우리 아이들은 영국 사회보장 시스템의 보호를 받게 된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영국 국적이라, 법적 보호를 받는 유언장이 없으면 비록 부부의 가족이 해외에 있어도 양육권이 해외의 가족에게 쉽게 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유언장에 법정보호인을 정해두어야 한다고.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 같지만, 그런 마음이고 싶지만, 예상치 못하게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라서 집으로 돌아오는 먼길 내내 마음에 남았다.  아이의 법정 보호인,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