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3657days] 열살

토닥s 2022. 9. 24. 05:52

드디어 열살.

열번째 생일파티는 특별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시간 부족 아이디어 부족으로 간단하게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아무리 간단하게 한다고해도 바쁨의 총량은 같았다.

작년 아이의 생일에 사촌형 가족이 집에 왔다. 그 기억이 무척 좋게 남은 아이는 올해도 자기 생일에 그 가족이 와주길 바랬다. 선뜻 응해줘 생일 전날 함께 집에서 밥을 먹었다. 우리집에 환자 한 명, 그 집에 환자 한 명이라 간단하게 닭고기 오븐에 굽고 팥밥해서 샐러드와 함께 먹고 생일 케이크를 나눠먹었다. 계획은 미역국도 오랜만에 끓여볼까 했지만, 너무나 바빠서 포기.


마침내 아이의 열번 째 생일. 아이는 아침 8시 7분인가 태어났다. 7시 57분에 눈을 뜨고는 이불 속에서 좀더 기다렸다 열 살이 되면 이불 속에서 나오겠다던 아이. 결국은 생일 선물이 궁금해서 8시에 나오는 것으로 합의(?)하고 나와서 선물 개봉. 털이 복실복실한 가디건과 어린이바쓰밤(목욕제)을 생일 선물로 샀다.


생일에 친구 7명을 초대해 트램폴린-점심 코스로 생일 파티를 했다. 아이 한 명이 아파서 오지 못했는데, 여자 아이들만 초대해서 수월할 줄 알았더니, 잘못된 계산이었다. 생일 파티 끝나고 목이 쉬는 줄..(선생님들 존경해요!)


즐거운 생일 선물 개봉 시간. 생일선물은 그야말로 '선물'이라 나는 절대로 사주지 않을 것들 가득. 아이 친구 엄마 하나가 돈 낭비하기 싫다며 아이가 좋아할만한 걸 꼭 말해달라고. 그래서 아이는 볼 때마다 가지고 싶어 했지만 이미 놀이 연령대가 약간 지나서 사주기엔 아까운 보드 게임 - 더블을 이야기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걸 가장 먼저 꺼내들고 좋아했고, 일주일 내내 그 게임을 했다. 그 게임을 하면서 드는 생각은 '아 꼭 연령이 아니라 내가 놀아주기 싫어서.. 안사준.. 거였구나..'였다. 놀아주는 건 힘들다. 하지만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내가 놀아달라고 졸라댈 시간이 올테니 지금을 즐기자.. 즐기자..하고 혼자 세뇌..


그렇게 '대단할 것 같던 아이의 열살 생일'이 지나갔다. 그리고 아이는 이제 열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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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돌아오고서 블로그를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 마음먹었는데 완전 정신 없는 4주가 흘렀다. 블로그를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
4주 뒤에 또 블로그를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 쓸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