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3737days] 크리스마스 카드 그림 같은 런던

토닥s 2022. 12. 13. 08:00

지난 밤에 눈이 왔다. 눈이라고 하기엔 적은 양이지만 눈은 눈. 런던은 내가 태어나고 자란 부산 같아서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는 일이 잘 없고, 그러니 눈도 질 오지 않는다. 한 2년 전 눈이 왔었나. 와도 금새 녹아버리는 것이 부산과 정말 비슷하다.

아침에 등교하던 아이가 지붕과 화단에 남은 눈을 보고 “크리스마스 카드 그림 같다”며 좋아했다.


그렇게 아이는 등교를 하고 나는 집에서 가끔 창 밖을 확인했다. ‘눈이 다 녹았나? 그늘 진 곳은 조금 남았나?’하면서.
다행히 주차장 구석에 녹지 않은 눈을 확인하고 아이 하교 시간에 맞춰 ‘그것(!)’을 챙겨 나갔다. 2년 전에 구입하고 써보지도 못한 ‘눈 오리 메이커’.

학교 안 어린이집 놀이터에 누군가 만들어 놓은 작은 눈사람



아이와 함께 한 15분 눈 오리를 만들다 들어왔다. 아이는 장갑이 흠뻑 젖어도 재밌다는데, 부산사람은 시간도 없지만 추워서 견디지를 못하고 “집에 약식 만들어놨다”며 아이를 설득해서 들어왔다.

발코니에서 본 지비의 시선

저녁시간 발레 수업에 다녀온 아이는 얼음 두 덩이를 손에 들고 들어와 발코니에 작은 눈사람을 만들었다. 눈이 와서 아이는 즐겁지만, 나는 너무나 춥구나. 얼른 겨울이 갔으면 싶은데, 아직 12월이네. 12월은 금새 가고 크리스마스 연휴는 최대한 천천히 지나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