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연휴면 블로그도 조용하고, 페이스북도 조용하다. 한국의 명절을 외국에서 맞아서 쓸쓸한 건 없는데, 소셜 미디어가 조용한 건 쓸쓸한 느낌(적 느낌). 한국서 지인들이 여기서 설을 어떻게 보내냐고 물어온다. 지비는 음력설을 맞아 축제가 열리는 차이나타운에 가보고 싶어했지만, 지난 주 누리가 된통 아파서 지금도 겨우 학교 생활을 해나가고 있는 실정이라 조용히 집에서 보내기로 했다. 그래도 아무것도 안할 수는 없어서 만두를 만들어보자고 했다.
☞2019/02/22 - [런던일기/2019년] - [etc.] 차이나타운 음력설 축제
어릴 때 큰엄마는 우리가 겨울 방학을 맞아 큰집에 가면 새해 무렵 늘 만두를 빚곤 했다. 우리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큰 아버지가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새해맞이 기념이었다. 그런데 그게 양력설맞이였던가, 음력설맞이였던가 기억이 안나네. 그래서 만두를 먹는 것도 떡국만큼이나 설맞이 행사라고 생각했는데, 내 기억이 잘못됐나. 어쨌건 나는 만두를 빚을테다. 그런데 폴란드식 만두. 한국만두는 고기에, 채소에, 두부에 일이 많다. 그런데 폴란드만두는 으깬 감자에 코티지 치즈 넣으면 속재료 완료. 다른 버전은 버섯과 양파를 볶으면 또 속재료 완료. 만두피도 두꺼워서 넓게 밀어 커터로 동그라미를 찍어내면된다. 만두피가 두꺼우니 찌지 않고 끓인 물에 삶아내면 된다. 찾아본 레시피는 쉬운데, 정말 쉬울지는 해봐야 알 일. 동네방네 만두 만들꺼라고 소문냈는데 잘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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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보니 요즘은 지역자치단체마다 출렁다리, 전망대 같은 걸 만드는 게 유행인가보다. 여기도 그런 게, 유행이라는 게 있기는 하다. 다른 점이라면 지역자치단체가 하는게 아니라 공원들이 앞 다투어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음력설을 전후해 조명전을 여기저기서 하고 있다. 겨울이면 4시면 어두워지니 조명전을 보기는 좋지만, 추운 건 견디지 못하는 여름사람이라 한 번도 가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집 가까운 공원에서 음력설맞이로 중국등 축제를 한 2~3년 전부터 하기시작했다. 역시 가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중국등 축제는 생각하지도 않고 공원에 산책하러 갔다가 준비과정을 보게 됐다. 덕분에 미리 음력설맞이를 한 기분. 이제 만두만 빚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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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행복한 음력설 보내길 바래요. 특히 아내, 며느리, 딸들도 즐거운 시간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