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9년

[life] 펜심 리필

토닥s 2019. 12. 11. 01:45

듣고 있는 교육 과정에서 쓰는 펜이 있다.  젤리펜이라고 하나? 펠트팁은 아니고 수성펜 느낌인데 쓰고나서 지울 수 있다. 그래서 누리가 좋아하는 펜이기도 하다. 
주로 교육과정에서 사인을 할 때, 과제물에 페이지 번호를 매길 때, 수기로 뭘 써서 제출해야할 때 쓴다. 
펜 하나에 3파운드쯤 한다.  교육과정에서 2개를 받았고, 내가 1개를 샀다.  일년 동안 2개의 펜을 다썼다.  펜을 다 써버릴까 불안한 마음에 예비로 미리 사두려니 비싸서 4파운드에 3개의 리필 펜심을 샀다.  다른 물건을 살 때 포함시켜 사서 배송비를 따로 주지는 않았다.  집에 지비가 이런저런 행사장에서 받아온 홍보용 펜들을 모으면 신발 상자 하나는 쉽게 채울 수 있을 것 같은데 돈을 주고 펜을 산다니-.

학교 때도 그런 펜이 있었다.  왠지 그 펜이 필기도 잘되는 것 같고, 글씨도 잘써지는 것 같고 그래서 리필까지 사서 쓰게되는.  컴퓨터-노트북-휴대전화의 시대로 건너오면서 펜을 쓸 일이 점점 없어지니 리필을 사서 쓸 일도 없었는데.  느낌이 새롭다.

스스로가 대견한 것인지도.  펜을 잃어버리지도 않았고, 열심히 뭔가를 썼다는 사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