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밥상일기

[20170101] 밥상일기

토닥s 2017. 1. 3. 09:31
한 열흘 간의 실험이 진행됐다.  밥상을 중심으로 일기가 가능한지.

아이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는 일상이라 비슷비슷하게 하루가 가고 또 일주일이 간다.  그러니 일기로 쓸만한 스펙타클(?) 이 없다.  며칠만 지나면 '뭘했더라' 한참을 생각해야 겨우 구분이 되는 날들의 연속이다.
그런데 (잡글이라도) 글은 소재가 없으면 아무리 짧은 글이라도 써내려가기 어렵다.  그래서 매일매일 하는 일 중 한 가지인 밥먹기/밥상으로 일기를 써보는 열흘 간의 시도를 해봤다.

쉽지 않았다.  지금도 12시를 넘겼다.  그리고 하루가 밀렸다.  그래도 2017년에 꾸준히 해볼 생각이다.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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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벽두부터 한국식당과 한국마트 출동.  원래는 그래도 1월 1일이니 떡국이나 끓여먹자 - 떡국이나 사먹자였는데 막상 한국 식당에 가니 오징어철판볶음, 제육철판볶음, 막국수를 시키는 가족들.  물론 나는 변함없이 누리와 나눠 막을 수 있는 바지락칼국수+순대.
역시 남이 해주는 음식은 늘 맛나다.

저녁은 마침 영국여행을 온 언니 친구가족을 불러 폴란드 음식을 먹었다.  햄, 소시지 같은 메뉴를 좋아한다고 해서 죄책감없이 폴란드 소시지를 사다가 썰어주기만 했다.  그리고 폴란드 만두인 피로기도 사와서 굽고.  그리고 거의 유일하게 '요리'할 수 있는 비고스 - 폴린드 헌터 스튜를 전날 만들어 내놓았다.

다행히 잘 먹었다 - 생각했는데 사진으로보니 참 차린 음식이 적네.  정말로 먼 길을 왔는데 말이다.
언니 친구네 아들이 누리랑 놀아줘서 언니가 누리돌봄에서 해방(?)된 시간이었다.

참 살다보니 이런 날이 다 있네 - 싶다.  아는 얼굴을 이렇게 한가득 런던에서 만나다니.  갑자기 늘어난 식구 밥하기가 만만하지 않지만 덕분에 다박다박 분주하고 정겨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