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문 2

[day04] 돌봄노동도 돌봄이 필요하다

한국 오기 전 먹거리 리스트를 만들었다. 아주 중요한 리스트라기보다 그냥 가보고 싶고, 먹어보고 싶은 걸 저장해두었다. 그 리스트에 줄을 좍좍 긋기 위해 매일 같이 나가도 부족한데 오늘은 그 모든 일을 접어두고 병원을 가야했다. day04 다리가 아파 잠을 자지 못했다고 앞 일기에 썼는데 아주머니들에 둘러싸여 일하는 언니의 의견으로는 허리가 원인일 수 있었다. 아이 키우다 허리 디스크가 많이 온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월요일을 기다리는 동안 폭풍검색을 해보니 그런 것도 같았다. 한국으로 오는 동안 거의 만석의 비행기에서 운 없이 다른 승객과 나라히 앉아와야 했다. 운이 없다고 썼지만 표를 두 장만 샀으니 어쩔 수 없고 당연한 일이다. 지비의 배웅, 언니의 마중을 희망하면 주말에 출발하고 도착하는 것이 ..

길을 떠나다. 2017.04.04

[day01] 아이들이 없는 놀이터

긴 여정의 끝으로 어제 부모님집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많이 자고 오전 10시 반이 되어서야 일어났다. 다시 9시 반쯤 잠자리에 든 걸보면 누리는 금새 시차를 극복한듯하다. 물론 나는 그렇지 않고. 처음으로 타본 장거리 K항공사. 기대가 높았다. 비행기는 낡고 청소가 안된 것 같았지만 좌석이 넓어서 좋았다. 좋았던 것은 잠시. 만석의 비행기에서 누리를 재우느라 꼼짝마 자세로 10시간을 날아왔다. 1시간 지연출발에 맘 상했는데 도착시간을 비슷하게 맞춘걸 보면 역시 한국 항공사. 직원들도 친절하고 다 좋지만 아이를 데리고 다니니 그 기준으로 또 한 번 항공사를 평가하게 된다. 누리에게 제공된 기내식은 별 열 개에서 점수를 주자면 별 한 개 정도. 가져다 준 승무원의 친절함이 별 한 개다. 영양이고 뭐고 집에서..

길을 떠나다. 2017.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