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스카우트 4

[+2565days] 누리도 리본 돌돌

7월 초 누리의 폴란드 스카우트 이전식이 있었다. 유아 스카우트에서 걸 스카우트로 이전했다. 그 이전식 전통이 독특하다. 일명 리본 돌돌. 허리에 리본을 감아 아이들을 넘겨주는 식이다. 작년에 누리는 이 이전식을 보고, 다음엔 자기 차례가 온다는 걸 알게 됐고 그렇게 일년을 기다렸다. - [+2452days] 폴란드 스카우트의 리본 돌돌 전통 누리가 4살 유아 스카우트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만 3년을 함께한 선생님. 영국에서 태어나고 나란 폴란드 2세대다. 그럼에도 지비는 이 선생님과 대화할때면 폴란드의 방송인과 이야기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정확한 발음과 언어로 말씀하신다고. 물론 내가 듣기엔 이 분이 하는 영어도 그렇다. 이렇게 유아 스카우트를 마무리하고 걸 스카우트로 이동한 누리. 벌써 2주 전에..

[+2413days] 부활절 그 이후

폴란드인들은 다른 서유럽인들과 비교해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을 중요하게 치르는 편이다(폴란드는 동유럽, 자기들이 싫으나 좋으나). 한국인이 추석과 설을 대하는 정도랄까. 물론 한국처럼 그 중요도가 날이 갈수록 가벼워지고는 있지만. 오늘 누리는 폴란드 스카우트 모임에 갔다. 폴란드 스카우트는 폴란드 주말학교 이후 진행되는데 누리가 다니는 주말학교의 전체 스카우트 모임이었다 - 유아, 초등여아, 초등남아, 중등여아, 중등남아로 나눠진 5개의 그룹이 모였다. 대략 80여 명. 오늘 모임은 포스트-부활절 기념행사. 다같이 모여서 달걀데코도 하고, 최고 데코도 뽑고 그런다는데 누리는 집에서 달걀데코를 해서 가져갔다. 지비가 달걀이 준비물이라 해서 어디쓰냐고 물었더니 행사용이라고. 두 번 물었다. 데코를 할껀지, 데코..

[life] 좋은 생각

토요일 아침 평소보다 조금 일찍 누리와 지비는 폴란드 주말학교로 떠났다. 한 학기에 한 번 부모가 자원봉사 하는 날이라 일찍 나섰다. 주말학교를 마치고는 스카우트에서 런던 타워 Tower of London에 왕관을 보러 가는 날이라 둘은 저녁 6시나 되어야 집으로 돌아온다. 며칠 전부터 이 생각을 하며 욕조 청소를 해서 뜨거운 물 가득 받아 놓고 목욕을 할까, 뭘 할까 생각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니 기운이 달리는 느낌이라 둘이 보내놓고 이불 속에서 더 뒹굴기로 했다. 물론 지비에겐 이 계획을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둘이 보내놓고 아침빵 먹은 설거지를 하다 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아침 먹으며 커피 한 잔 먹었지만, 다시 커피 한 잔 더 하자는 생각. 잠결에 과일과 도시락 싸고(그래봐야 햄과 치즈만 ..

[+1594days] 육아는 시계추일까?

'퇴행'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누리가 요즘 얼마전까지 잘 하던 일들을 혼자 하지 않으려고 해서 고민이다. 고민이라기보다 내 몸이 고달프다. 예를 들면 밥 먹기, 화장실 가기 같은 것들. 자주 아기가 된다. 주로 피곤할 때라고 이해하려고 하지만, 가끔은 내 입장에서 '해도해도 너무 하는구나'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지나서 생각해보면 이런 일들이 처음은 아닌 것 같다. 컵이라던가, 젓가락이라던가 이런 것들을 처음 소개할 때 누리는 무척 신나하며 혼자서 하곤 했다. 잘하던 못하던을 떠나서. 기저귀도 떼는 순간 그랬다. 혼자서 화장실을 갈 수 있다고 알게되는 순간 따라오지 말라며, "혼자 혼자"를 외치며 화장실로 달려가곤 했다. 그러다 다시 우리 손에 의지하는 시기가 오고, 그 시기를 다시 넘기면 혼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