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2565days] 누리도 리본 돌돌

토닥s 2019. 9. 28. 20:13
7월 초 누리의 폴란드 스카우트 이전식이 있었다.  유아 스카우트에서 걸 스카우트로 이전했다.  그 이전식 전통이 독특하다.  일명 리본 돌돌.  허리에 리본을 감아 아이들을 넘겨주는 식이다.  작년에 누리는 이 이전식을 보고, 다음엔 자기 차례가 온다는 걸 알게 됐고 그렇게 일년을 기다렸다.



누리가 4살 유아 스카우트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만 3년을 함께한 선생님.  영국에서 태어나고 나란 폴란드 2세대다.  그럼에도 지비는 이 선생님과 대화할때면 폴란드의 방송인과 이야기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정확한 발음과 언어로 말씀하신다고.  물론 내가 듣기엔 이 분이 하는 영어도 그렇다.





이렇게 유아 스카우트를 마무리하고 걸 스카우트로 이동한 누리.  벌써 2주 전에 영국 동남부 스카우트들의 연례 모임에도 다녀왔다.  누리가 동경하던 유니폼까지 갖춰입고.


이런 유니폼을 좋아하는 누리가 나는 신기할 따름이고, 어릴적 부모의 뒷받침이 없어 스카우트 생활을 빨리 접었다고 생각하는 지비는 원없이 뒷받침/뒷바라지 중이다.  자신의 못다한 꿈을 자식에게 투영하고 있는 열성부모 - 지비. 

이날 연례행사에서 누리가 속해있는 유아 스카우트에서 2년간 함께 하다 지난해부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선생님을 만났다고 한다.  누리가 유아 스카우트를 시작할 때 울고불고하는 모습을 봤던 선생님이라 더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고.  이 선생님도 영국에서 자고 나란 폴란드 2세인데, 성이 영국식 걸로 봐서 엄마가 폴란드인인듯.  이 선생님은 이 연례행사를 25년째 오고 있다고 한다.  누리만한 나이에 스카우트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다.

폴란드 주말학교도 그렇지만, 그 중에서도 스카우트를 하는 분들은 다들 "와!"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듯한 폴란드 역사를 개인과 가족의 역사로 간직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  그걸 다큐먼트하는 일도 재미있겠지만, 아무래도 그건 그들의 몫인 것 같다. 
영국에, 런던에 그다지 뿌리가 없는 우리라서 누리에게 폴란드 스카우트가 그런 뿌리가 되면 좋겠다는 희망도 가지고 있다.  물론 나 아니고 지비가.  그렇게 되면 비록 한국이 아니긴하지만 누리에게도 좋은 일일 꺼라고 생각만 해본다.


※ 공식 SNS에도 공개된 사진들이라 따로 얼굴을 가리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