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쓴 U브랜드의 히트텍 장갑에 구멍이 났다. 양쪽 검지. 새로 살 수도 있지만, 재주껏 꿰매면 한 해쯤 더 쓸 수 있을 것 같아 꿰맸는데, 역시 재주가 없으니 뭉툭하게 쑥 짧아졌다. 뭉툭하게 쑥 짧아진 장갑을 보다가 떠오른 한 사람. 초등학교 때(당시는 국민학교) 학교 앞에 일명 뽑기 아저씨가 있었다. 손수레에 여름이면 설탕물인지 미숫가루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음료도 팔았고 번데기 같은 것도 팔았는데 주거래 품목은 뽑기였다(다른 지역에선 달고나라 하더라만). 설탕을 녹여 그림으로 모양을 찍어내면 바늘로 모양을 따라 오려내는 것도 있었고, 숫자판을 주어진 가림막(?)으로 가린 다음 숫자가 적힌 통에서 직접 가린 숫자를 뽑아내면 상품으로 내걸린 (또 설탕을 녹여 만든) 달달구리를 받을 수 있는 뽑기도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