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마침을 며칠 앞두고 누리가 집에 있으니 답답하다고 했다. 그럼 자가격리가 끝나고 어디에 가고 싶은지,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하고 적어두라고 했다. 보통 한국에 오면, 먹을 것, 가볼 곳, 만날 사람을 꼽아보곤 하는데 이번엔 그럴 여력이 없었다. 오는 여정이 넘어야 할 큰 산이고, 마무리해야 할 과제가 두 번째 큰 산이라 여력이 없었다. 그래도 자가격리가 끝나면 바다는 보러 가야지 생각했다. 그래야 내가 집에 온 느낌. 물론 부모님 집은 해운대랑 거리가 있지만, 기분이 그렇다. 심지어 영국은 섬나라라 여행을 하면 심심치 않게 보는 바다인데도. 그래서 자가격리가 끝나고 바다로 고고. 내가 한국을 떠나오기 전에도 해운대의 전경은 바뀌었지만, 그 뒤로 더 급격하게 바뀌었다. 이곳에서 살았던 나조차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