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연말 공휴일에 지나지 않는 크리스마스가 이곳에선 정말 유별난 연휴다. 한국의 설과 추석 격이 부활절과 크리스마스인데, 크리스마스에 비하면 부활절은 아무것도 아니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가족들의 선물을 위해 평균적으로 대략 600파운드 정도 대출을 한다고 하는데, 그럼 크리스마스 준비 비용은 그 이상이지 싶다. 초과되는 건 지출만이 아니라 주부들의 가사노동도 그렇다. 가족들이 모이는 크리스마스 이브 디너를 위한 음식준비는 물론 크리스마스와 다음날 이어지는 박싱데이까지 상점들이 문을 많이 닫기 때문에 주부들은 2박 3일치 먹을 것을 장봐둬야 한다. 이번엔 가족 없는 우리도 2박 3일 먹을 것을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다. 이래저래 길에서 시간을 허비할 일이 생겼고,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아 장보러 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