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마지막 학년에 들었던 보도사진 수업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처음 봤다. 교수님이 현직 사진기자였나, 전직 사진기자였나 하여간 그랬다. 그분이 들고오신 디지털 카메라(코닥이었던 것 같다)는 마치 폴라로이드를 연상시키는 모양새면서 가격은 무려 백만원대. 그런데 백만화소였다. 졸업 후 잠시 일했던 일터에도 디지털 카메라가 있었는데 소니 S75. 당시 가격 역시 무려 백만원대였다. 자세히는 백이십만원쯤. 그런데 삼백만화소. 요즘 같으면 휴대전화 카메라가 (비)웃을 일이다. 그랬던 시간이 있었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관광지 카메라 키오스크. 이젠 필름을 팔기보다 디지털 카메라를 위해 건전지를 팔고 메모리를 팔며 급속충전을 할 수 있다. 참 시간이 많이 흘렀나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내 앞에는 앞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