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와 수영장에 갔다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카페에 들렸다. 평일 점심 까페엔 의외로 혼자 애를 데리고 나와 간단히 요기하는 엄마들이 많다. 그 마음 팍팍 이해가 간다. 그리고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은 간단히 요기하는 노인들. 가만히 둘러보니 그렇다. 수영 뒤 허겁지겁 토스트를 먹던 누리는 우리 옆에 휠체어에 탄 할머니가 자리를 잡는 순간 딱 굳어버렸다. 할머니가 아무리 웃어줘도, 누리더러 이쁘다고 말을 걸어와도 누리가 먹던 점심을 그만 먹던 순간부터 나는 겉으로만 웃고 속은 타들어갔다. 애 점심을 먹여야는데. 어쩌다보니 또 그 할머니가 딱 누리 정면이네. 결국은 누리가 보던 책을 앞에 세워줬다. "우린 숨기 놀이 하는거야"하면서. 그러니 그 책 뒤에 머리만 숨겨서 토스트를 먹기 시작하는 누리. 간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