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Newbie Story

[25weeks] 태동, 땀띠 그리고 변비

토닥s 2012. 6. 11. 03:29

임신 태동, 임신 땀띠 그리고 임신 변비가 근래 내가 인터넷으로 검색해 본 것들이다.


태동


태동을 처음 느낀 날은 두번째 초음파 촬영을 하고 온 날이다.  5월 1일, 그 날은 20주차 되던 날.  초음파를 촬영하는데 원하는 각이 나오지 않아 담당자가 여러번 나를 돌려 누웠다 세워 누웠다를 반복했고, 그래도 각이 나오지 않아 기기를 내 배에 대고 심하게 문질렀다.  결국은 중단하고 밖에 나가 물도 마시고, 10분쯤 걷고 오라고 했다.  다시 초음파 촬영실에 들어가 돌려 누웠다 세워 누웠다를 반복한 뒤 담당자는 원하는 각도를 '겨우' 얻을 수 있었다.  기기를 내 배에 심하게 대고 문질렀던 탓인지, 아니면 내가 다시 한 번 눈으로 '내 안에 사람 있다'는 걸 본 탓인지 그날 저녁 소파에 앉아 TV를 보는데 희미한 태동이 느껴졌다.(o o )

뭔가 '꼼지락'하는 느낌에 내가 놀라 지비에게도 손을 대보라고 했지만 지비는 느끼지 못했다.  그때의 느낌은 손가락 끝으로 살포시 부끄럽게 누르는 느낌이라고 할까?


태동은 점차 활발해져 그로부터 3주 뒤 23주쯤 되던 때, 지비도 드디어 손을 통해서 태동을 느낄 수 있게 됐다.  이쯤의 느낌은 살포시 누르는 느낌이 아니라 톡톡 안에서 밖으로 터치하는 느낌.


그러던 태동이 24주가 되던 지난 주부터 약간 '격렬'해지기 시작하면서 배 안에서 '꿈틀 꿈틀'하는 느낌이 분명하게 들었다.  심지어는 지비와 내가 배에 손을 대지 않고 둥그런 배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데 배가 '들썩'했다.  태동이 있다는 건 활발하다는 증거니 좋긴 하지만, 이게 정상적인가하고 인터넷을 찾아봤다.  태동은 보통 18주부터 느껴지기 시작하고 20주가 되면 '아주 둔한(?) 임신부'라도 느끼게 된다는 거다.  그럼 내가 둔한 거임?( -_-)a

그런 태동이 24주~30주까지 절정을 이루게 되고, 36주가 넘어가는 시점부터는 오히려 태동이 줄어들기 시작한다고 한다.  배 안의 공간이 점점 좁아져서 그렇다고 한다.  30주 근처 절정을 이루는 시기는 임신부가 '억'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놀라게도 한다고 하는데, 아직 나는 그 정도는 아니다.


주로 '격렬'한 태동을 느끼게 되는 때는 밖에서 돌아와서 쇼파에 앉았을 때, 그리고 자려고 침대에 누웠을 때다.  언니는 내가 움직일 땐 느끼지 못하다가 움직임이 없게 될 때 느끼는 거라고.  그리고 태동을 느끼는 건 새벽녘이다.

임신 3개월까지는 2~3시에 일어나 화장실을 꼭 한 번 갔다, 아무리 잠들기 전에 화장실을 갔어도.  3개월이 넘어가면서부터는 화장실은 가지 않지만 꼭 2~3번 2~3시간 단위로 잠을 깨게 된다.  아무래도 몸이 부자연스러우니 잠을 깊이 자지 못한다.  6개월이 넘어간 요즘 2~3시경에 깨게 되면 다시 화장실을 간다.  그리고 5~6시쯤 다시 한 번 깨는데 그땐 아기가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요가 강사가 태동 때문에 잠을 깨는 일이 없냐고 물어왔는데, 5~6시경에 잠을 깨면 아기가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내가 태동때문에 깨는건지, 아니면 깨어보니 태동이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다고.  사실 그게 솔직한 답이다.


그러고보니 주로 밤시간에 태동을 많이 느끼게 된다.  아기가 태어나서도 밤에 깨어 움직이는 건 아닐까 걱정이 조금된다.


땀띠


영국은 4~6월이 날씨가 참 좋다.  그랬는데 올해는 어쩐 일인지 5월이 되도록 낮기온이 10도를 겨우 넘을뿐 15도를 넘지 않는날도 많았다.  그러다가 5월의 3~4주, 2주간 갑자기 25도를 넘어 28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추웠던 날씨가 따듯해지다 못해 뜨거워진 것은 좋았지만, 내겐 예상치 못한 복병이 생겼다.  바로 땀띠.


땀띠 나 본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난다.  어릴 때 이후 아무리 더워도 땀띠라는 걸 가져본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불어난 가슴 때문에 처음 산 마터니티 브라가 꼭 낀다고 생각될 때, 특히 그 브라는 심하게 가슴을 앞으로 모아주는 경향이 있었다, 가슴팎에 좁쌀 같은 땀띠가 돋았다.

그리고 목덜미는 단발로 자른 머리카락 끝 부분이 닿고 또 날씨가 더워지면서 두드러기가 났다.

아토피성 두드러기가 날 때 조금씩 발라주는 연고가 있긴 한데, 영국에 와서는 쓴일이 거의 없었다.  그래도 땀띠와 두드러기를 방치할 수 없어, 따가웠다(i i ), 발라볼까 하는 마음으로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보니 '환부치료가 임신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 될 때'가 아니고서는 권하지 않는다며 '의사의 권고'를 필수사항으로 표시하고 있었다.  그래서 연고는 포기.


결국 마터니티 브라를 바꾸고, 날씨마저도 선선해지면서 땀띠는 차츰 진정이 됐다.  목덜미의 두드러기는 머리를 한 가닥으로 질끈 묶어준 것이 도움이 됐고. 

그 즈음 '임신 땀띠'라는 내용으로 검색을 해봤는데, 내 평생 듣고보도 못한 '임신 소양증'이라는 병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불어난 자궁이 쓸개인가 간을 자극하면서 생겨나는 병이라하는데, 증세가 '심각한 땀띠'처럼 보였다.  다행히 속옷 바꾸고,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진정된 것으로 보아 내 경우는 아니었던 것 같다.  '소양증이면 어쩌지 어쩌지?'하고 고민하며 걱정으로 병을 키우고 있었는데 말이다.  평소 모든 병은 마음에서 온다, 마음으로 먼저 다스리자고 생각하고 말해왔건만 내 문제가 되면 사람이 간사하게 마음이 가벼워지나 보다.(^ ^ );;


그래도 날씨는 좀 따듯해졌으면 좋겠다.( ' ')a


변비


임신 초기부터 지금까지 나를 괴롭히고 있는 나의 사랑스런 난치병.  변비는 많은 임신부에게 나타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변비로 평생(?)을 투병해왔지만 지금처럼 심했던 적이 없었다.  특히 철분제를 먹기 시작하면서 그 정도가 심해졌다.  그래서 결국은 2주전부터 철분제 먹기를 중단했다.  한참 아기가 자라나는 시기라 철분제가 중요한 것은 알지만, 나도 살아야겠기에.( i i)


사람들이 건강이 어떠냐고 물어오면 '점점 무거워진다'고 답하곤 했는데, 내 경우는 아기 때문에 몸이 무거워진다기보다 변비 때문에 몸이 점점 무거워지는 기분이었다. 


변비가 심해져 변비에 좋다는 자두 쥬스며 키위며 다 먹어봤다, 물론 평소 먹는 다시마환과 함께.  물도 많이 마시(려고 노력하)고, 사과도 매일 하나씩 먹었다.  그래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아 철분제를 중단했다.  그러고서 일주일이 지나니까 변비가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해서 2주가 지나니 보통의 리듬으로 돌아온 것 같다.  조심스럽게 다시 철분제를 먹어볼까 생각중이다. 


오죽했으면 임신 초기 변비로 고생하던 어느 날, 잠들기 전에 화장실에서 용을 쓰다 잠이 든 날, 그런 꿈을 꿨다.  화장실에서 용을 쓰고 있는데, 꿈에서, 아기가 나와서 너무 작은 아기를 들고 어쩔줄 몰라하는 꿈. 

이 꿈 이야기를 들은 지비가 비웃었다. (_ _ );;


아, 변비.  좋은 방법이 없을까?


Birth Record Book


4월에 친구 해럴드가 우리의 임신 사실을 알고 나서 뭔가를 선물로 샀다고했다.  그 뒤로 해럴드가 일 때문에 바빠 한 동안 만나지를 못했다.  어제 오후 네덜란드-덴마크 축구를 지비와 함께 보기 위해 집으로 놀러오면서 들고온 해럴드의 선물, 아기의 출생과 여러 가지 변화를 기록하는 책이다.  

사실 해럴드와 실비니아 커플은 아기를 가지려 했으나 아직 가지지 못한 경우라서, 임신 사실을 알릴 때도 무척 조심스러웠다.  바빠서 만나지 못할때도 지비를 통해 내 안부를 빠지지 않고 물어와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런 선물까지.  사람 좋은 커플이니까 꼭 좋은 일이 생길꺼라 믿는다.




어제 책을 받고 오늘 천천히 살펴봤는데, 참으로 기록할 것이 많다.  처음으로 고개를 든 날, 뒤집은 날, 첫번째 휴가 등등.  그래, 한 번 해보도록 하지.( ' ')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