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World

[캘리포니아] 산 디에고 씨월드

토닥s 2023. 2. 1. 06:42

아무런 계획도, 정보도 없었던 우리에게 친구가 추천한 산 디에고 씨월드.  입장료가 비싸다고 우리만 내려주고 인근 쇼핑센터에서 시간을 보내겠다는 친구를 설득해서 함께 들어갔다.  사실 입장료 3장을 사나, 연간 회원권을 사서 친구와 아이를 게스트를 초대하나 가격은 같고.  심지어 나중에 친구가 그 연간 회원권을 쓸 수도 있으니 연간 회원권이 이득이었다.  혹시 모른다, 우리가 일년 안에 또 갈지. 

그렇게 찾아간 산 디에고 씨월드.  중간에 교통정체가 있어 한 시간 반 정도 걸린 것 같다.  씨월드는 아쿠아리움이라기보다는 해상을 테마로 한 놀이공원에 가까운 것 같다.  그 중에서 아이가 가장 좋아한 것은 입구에 위치한 닥터피쉬 코너.  입장료도 내고 들어왔는데, 다른 거 봐야지해도 발길을 떼지 못하는 아이.  친구 말로는 자기집 아이들도 여기서 시간 다보냈다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바글바글해서 닥터피쉬는 코비드 안걸리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몇 번 와본 친구가 추천한 범고래쇼.

물론 저도 고래를 바다로 보내야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고래쇼.  😭

범고래쇼를 기다리는 동안 고래에 관한 정보, 해양생태계에 관한 정보와 경각심을 일깨우는 퀴즈 같은 것들을 보여줘서 꽤나 교육적이었다.  이 씨월드의 고래들은 구조한 고래들이라고 덧붙이지만 그래도 미안함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미안함과 기대감 속에서 기다리다보니 시작된 범고래쇼.  저렇게 큰 동물이 첨벙첨벙 수조를 가르는 모습은 신기&신비한 느낌과 이유를 알 수 없는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전망대 같은 놀이기구를 타고, 수달 구경하고 우리가 찾은 곳은 돌고래쇼.

돌고래 관리사(?)와 일체가 되어서 보여주는 쇼에서는 재미와 익살을 볼 수 있었다.  

미리 신청하면 돌고래사 튀기는 물벼락을 맞을 수도 있는 모양.  우리는 멀찍이 떨어져 보았던 범고래쇼와는 달리 비교적 앞자리인 스플래쉬존에 앉아 가슴졸이며(?) 돌고래쇼를 즐겼다.

 

그 뒤 아이와 지비는 롤러코스터 같은 걸 타고 친구와 나는 차를 마셨다.  늦게 도착하기도 했고,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기도 해서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집으로 가기 전 차 한 잔 하겠다는 지비는 한 시간 가까이 주문한 차를 기다려야 했고, 그 사이 아이와 나는 다시 닥터 피쉬로 가서 시간을 보냈다.

 

시차 극복이 되지 않은채로 매일매일 나들이를 하였던 탓에 이 날은 좀 지쳤던 것 같다.  날씨도 그 간보다 춥기도 했고.  저녁을 먹고가나 테이크어웨이해서 가나 고민하다 빨리 집으로 가서 먹는 쪽을 택했다.  어떻게 도착하고, 저녁을 먹고, 잠들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만큼 피곤한 날이었다.  그래서 다음날은 쉬면서 이어질 여행을 준비하기로 했다.

 

친구가 살고 있는 주택단지 안의 놀이터.  이 집에 2~3년 살면서 처음 와본다는 친구네 둘째.  이제 둘째는 놀이터랑은 거리가 있는 나이다보니.  

푹 쉬고 저녁은 며칠 전 봐둔 한국형 푸드코트에서 각자가 원하는 음식으로 먹기로 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리고 한국 사람들에게도 그렇겠지만, 우리들에겐 한국에나 가야 할 수 있는 경험 - 푸드코트를 미국에서 갈 수 있다는 게 신나는 일이었다.  순두부, 설렁탕, 짜장면, 울면, 돈까스 정말 골고루 시켜서 먹었다.  이런 곳에서도 팁을 요구 받는다는게 영 적응이 안되긴했지만.  식당처럼 서빙을 해주지는 않는 셀프서비스지만 계산을 할 때 팁을 얼마나 줄껀지 입력하는 란이 있다.  친구는 테이크어웨이는 하지 않고, 나머지는 10%정도 한다고.  심지어 스타벅스도 이런 식이었다.

 

영국에선 보통 계산서가 47파운드면 50파운드를 놓는다는 식이다.  어떤 식당의 경우는 부가가치세 외 서비스비를 받는 곳도 있는데, 이런 곳에서는 (다른 사람은 모르지만 우리는) 팁을 지불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좋은 식당에서 일하면 팁이 임금보다 높다고 한다.  임금이 낮기 때문에 팁을 줘야한다는 입장도 있지만, 고용주의 의무를 고객이 대신하는 격이라 나는 동의할 수 없다.  세금을 걷는 입장에서도 임금은 세금수입원이지만, 팁은 그렇지 않으니 좋지 않다.  팁문화보다 최저임금이 현실적으로 높아지는 게 맞다고 본다.  

 

물가 비싸다는 런던에 사는 우리인데도 미국의 물가는 우리가 놀랍도록 비쌌다.  그나마 이날 푸드코트는 넉넉하게 먹은데 비해서 가격+팁이 적정했다고 본다.    이틀 친구네를 떠나 다른 도시를 여행할 예정이라 간절한 마음으로 남김 없이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