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0년

[book] 삐쳤어요? 화났어요?

토닥s 2010. 7. 9. 01:50
알라딘]삐쳤어요? 화났어요? - 폴란드 여자 베아타 VS 한국 남자 강지원

이미지출처 : www.aladdin.co.kr

베아타, 강지원(2009).  <삐쳤어요? 화났어요?>.  다산글방.

지비가 어느날은 한국에 있는 폴란드 대사관에서 폴란드와 관련된 책들의 리스트를 발견해서 내게 메일로 보냈다.  차례로 검색해보다가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주문했다.

책이 오기까지 우리 말고 우리가 아는 한국-폴란드 커플은 둘 뿐이었다. 

한 커플은 결혼과 관련해서 공증번역을 부탁한 폴란드의 정마그다씨와 그의 남편.  나는 그녀의 외모가 담긴 사진을 보고, 그녀는 혼혈이고 아버지가 한국인일 것이다.  그래서 성이 '정'이다.  그렇게 추측했다.  그녀의 연령을 고려했을때, 아버지가 북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여러가지 추측을 하였으나, 한국인 남편을 만나면서 성을 정으로 바꾼 케이스였다.  약간 허무하였으나 우리 말고도 한국-폴란드 커플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요즘처럼  폴란드에 한국 기업이 공장을 새우고 있다면 머지 않아 더 많은 한국인-폴란드 커플이 생길듯. 

또 한 쌍의 커플은 이곳에서 아는 동생이 일하는 일터의 커플이다.  같이 일하는 언니가 폴란드인과 사이에서 아이를 두고 이곳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이야기만 들었지 만나본적이 없어서 뭐라 할 말은 없다. 

이렇게 우리가 아는 커플은 둘이었는데, 이 책을 발견하고는 한 커플 더 있다고 반겼다.  책을 읽으면서는 한국에 한국남과 폴란드녀 커플이 서른 쌍쯤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단 그 사람들과 우리의 차이점은 그 사람들은 한국어 또는 폴란드어로 소통한다는 점.  우리는 둘다 안되는 영어로 소통을 하다보니 어처구니 없게 영어로 말다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다른 커플들은 어떨까 하는 궁금 반, 기대 반으로 책을 펼쳤다. 

책은 시작한지 4~5시간만에 다 읽어버렸다.  그렇게 골머리 싸매고 읽을 내용이 없었다.  약간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지만, 몇 가지 폴란드의 풍습을 알게 됐다는 점이 소득이라면 소득이었다.  그리고 책에서 배운 몇 마디, 그마저도 지금은 잊어버렸다만,로 지비에게 자랑질 할 수 있었다는 점.

폴란드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던 책은 유시민의 동유럽이야기다.  유시민이 번역한 책이었는데, 그 책에 따르면 폴란드인은 한마디로 '다루기 쉬운 다혈질'이다.  이렇게 말했더니 삔이 나를 비난하더라만.  정말 딱 그 말 한 마디에 담겨지는 것이 폴란드인이다.  유럽사람중에서 가장 한국인과 비슷한 사람들이 이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만은.  지비가 지나가는 말로 '유럽에서 음주운전 등 운전 사고가 가장 높은 나라가 폴란드'라기에 내가 응수해주었다.  '세계1위는 한국이야'. (_ _ );;

폴란드에서 지비의 식구들과 이야기하면 북한에 대해서 많이 묻는다.  뭐, 그건 폴란드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 다음으로 한글이 있다는데 신기해한다.  물론 그 신기함 뒤에는 폴란드 역시 자기만의 언어가 있고 긴 식민지 기간 그  언어를 지켜웠다는 자부심이 있다.  역사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폴란드에 대해서 공부해고 싶은데, 그걸 도울만한 책이 없다.  물론 영어로 된 책은 있겠지만.

깊이 있는 역사나 정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은 아니지만, 사소한 일상의 차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어쩌면 사소한 그 일상의 차이를 이해하는 일이 더 중요한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