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22년

[life] 아자아자 화이자!(feat. 길 위의 마스크들)

토닥s 2022. 12. 18. 09:12

11월의 어느 날,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는 대학 동기가 (육아와 가사로부터)휴가를 얻어 런던에 왔다.  우리가 만난 곳은 첼시 한가운데 있는 사치 갤러리Saachi Gallery.  한 20년 전쯤 친구가 런던에 살 때 갤러리가 위치한 킹스 로드 King's road에 있는 사진관에서 일했는데, "왜 여기 갤러리가 있다는 걸 몰랐을까?"라는 말에 "우리가 사치(奢侈)랑 거리가 먼 사람들이니까 그렇지!"하며 둘이 푸하하 웃으며 갤러리로 들어갔다.

 

상설 전시를 둘러보고 온라인으로 진행된 어떤 교육과정의 졸업전시를 보러 갔다가 만난 작품(?).  

"와 이런게 갤러리에 걸릴 줄 알았으면 나도 한 우물 열심히 파는 건데 그랬다"하고 둘이서 다시 푸하하 웃었다.

 

육아와 가사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며 너무 열심히 돌아다녀 한기가 든다는 친구와 따듯한 국물을 먹자며 같은 길에 있는 테이크어웨이 스시집에 들어갔다.  얼마전 지인과 처음 가보고 만족감이 높아서 요즘 밖에서 끼니를 해결할 일이 있으면 종종 가는 곳 잇수Itsu.

 

 

간단하게 요기하고 자리를 옮겨 커피를 한 잔 했다.  

 

지난 가을 아이의 열번째 생일을 앞두고 특별한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디즈니를 위해 그림을 그리는 친구 남편에게 그림을 부탁하려고 했는데, 시간에 쫓겨 때에 맞추지 못했다.  그래도 올해가 가기 전 '열살'을 기념해서 그림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친구가 런던행을 앞두고 고맙게도 아이디어를  '독촉'을 해와서 친구 휴가편에 그림을 직접 받았다.  비용을 받지 않겠다는 고집 있는 친구 남편 덕분에 이 특별한 선물은 내가 아이에게 주는 선물이 아니라, 친구 가족이 아이에게 주는 특별한 선물이 되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고마워♥

 

 

코비드와 독감의 시절

 

요즘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정말 많다.  아이 학년에 두 학급이 있는데, 다른 학급은 현재 정원이 16명인데 지난 주 8명이 결석을 할 정도였다.  그 결석도 하루 아프고 나아지는 정도가 아니라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3~4일씩 결석을 했다.  주로 아이들이 학교에서 독감에 걸려오면 온가족이 돌아가며 앓는데, 응급실까지 가야했다는 이야기를 몇 가족에게서 들었다.  2~3년 동안 코비드를 겪으며 면역이 낮아서 비롯된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반 년 앞서 겨울을 맞이한 호주 등지에서 이미 겪었던 일이라 예견된 일이었다.  때문에 정부에서는 독감과 코비드 백신(부스터)를 권장했지만, 정말 사람들은 그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  결과는, 독감과 코비드의 대유행.

 

비록 치명률이 낮다고 하더라도 독감과 코비드 대유행으로 의료 체계에 과부하가 생기면 다른 치료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것이 독감이든, 코비드든 백신 접종을 통해 사회 전체에서 발병률을 줄여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백신이 중요한 이유는 백신 접종을 통해 발병률을 줄여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개인 면역 형성 만큼이나 중요한데, 백신을 맞아도 걸리더라, 걸렸는데 나는 괜찮더라는 이야기를 하며 백신 무용론을 펼치는 사람들- 참 많이 만난다.  할 말이 없다.

코비드가 변이와 변이를 거듭해가면서 풍토화 되어가는 것은 맞지만, 그래도 전염력 때문에 쉽게 볼 수 있는 질병은 아닌 것 같다.  지금도 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나 밀폐된 공간에서 미팅을 할 때는 마스크를 쓴다.  코비드와 별개로 계절성 알레르기나 먼지 알레르기가 있는 나는 마스크의 도움을 받고 있다.  훨씬 낫다.  이건 알레르기성 체질을 물려준 한국의 아버지도 그렇다고 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마스크가 모두 소진 될때까지는 지금의 방식을 유지할 생각이다.

길 위의 마스크 #198
길 위의 마스크 #199
길 위의 마스크 #200
길 위의 마스크 #201
길 위의 마스크 #202
길 위의 마스크 #203
길 위의 마스크 #204

 

코비드 백신 4차

 

코비드 백신 4차를 어제 맞았다.  계절 성 부스터 Seasonal booster라고 한다.  현재 영국은 50세 이상만 4차 접종이 가능한데, 기회가 주어졌다.  40세 이상 접종이 가능할 때까지 기다려볼까 했는데, 주번에서 또 한 차례 코비드의 파도를 보면서 마음을 바궜다.  우리집에선 나 아프면 '폭망'이니까 혼자 알아서 챙기기로.

 

화이자를 처음으로 맞았다.  3번의 백신 접종으로 몸이 단련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다른 종류의 백신이라 그런지 접종 후 증상이 상당하다.  어제는 오한, 오늘은 두통.  결국 진통/해열제를 먹었다.  마침 날씨가 추워서 집콕하며 지내는 때라 다행이다 싶다.

 

예전에 백신 접종 후기, 그런 걸들이 올라올 때 방문해서 글을 읽고 있는 '간호자' 블로거분이 화이자를 맞고서는 "아자아자 화이자!"를 외쳐야 백신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쓴 글을 읽었다.

 

 

병원에서 이상한 사람 취급 받을까 차마 외치지는 못했다는 블로거님.  나도 외칠 수는 없고, 또박또박 적기라도 해봐야지.   혹시 모르니까.

 

"아자아자 화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