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밥상일기

[20210706] 밥상일기

토닥s 2021. 7. 7. 09:00

냉녹차국수
6월 초에 그런 때가 있었다. 찬 음식만 먹고 싶은 때. 벌써 7월인데, 요즘은 따듯한 음식만 먹고 싶을 정도로 날씨가 춥다. 집이 서향이라 더운 날 오후가 무척 덥다. 그럴 땐 오전에 미리 국수장국(?)을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오후에 국수만 삶아서 시원하게 먹는다.


오트빵
간식용 빵, 케이크는 구워도 식사용빵은 구워보지 않았는데, 지비의 콜레스테롤이 지붕을 뚫고 나갈 지경이라 콜레스테롤 낮추기에 도움 된다고 친구가 권한 오트를 주로 이용해서 식사용 빵을 구워보았다. 내가 놀랄 맛이었으나, 덕분에 우리는 한동안 마트에서도 오트식빵만 사먹었다, 두 끼면 다 먹어치울 빵을 반죽-1차 발효-2차 발표-굽기로 짧게 잡아도 3시간은 넉넉히 걸리는 빵을 굽기란 쉽지 않아서 두 번 굽고 말았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오늘 다시 한 번 구웠다. 꿀이 들어가긴 했지만, 우유와 버터도 들어가지 않은 비건빵이다.


컵라면과 주먹밥
가끔 시간에 쫓길 땐 컵라면을 끼니로 먹는다. 아이가 좋아하니 다행이긴 한데, 먹고나면 몸과 마음 모두가 불편한 게 문제다.


자장밥, 짜장밥
카레, 짜장 한 솥 해두면 편할 것 같은데 별로 즐기지 않는 덕에 자주 하지는 않는다. 짜장도 싫다, 달걀도 싫다던 아이였는데, 다음날 좋아하는 칼국수면 위에 올려주니 좋다고 먹는다. 이즈음부터 아이가 뭘 먹어도 맛이 없다던 아이.  아프려는 '징조'였던 것 같다. 체력이 부족해서 입맛도 없었던 것인가 지금 뒤늦게 생각해본다(아이 간병기 커밍쑨).


수제비
봉쇄기간 처음 먹어본 수제비에 반한 아이. 자주는 아니어도 2주에 한 번 정도는 먹는 것 같다. 주로 냉장고가 텅텅 비었을 때. 밀가루는 늘 있고, 미역/버섯/파/호박도 늘 냉장고에 있으니.


아이스커피
드디어 콜드브루의 계절이 왔다-고 생각했던 6월의 어느날. 집에서 마셔도, 같은 아이스커피를 마셔도 유리잔에 (종이) 빨대로 먹으면 더 맛있는 느낌적 느낌. 차려 먹는 기분이다.


그리고 계속되는 찬음식 퍼레이드.


고등어
언젠가 친구가 추천해서 먹기 시작한 고등어. 다행히 여기는 살만 잘라서, 두 조각씩 판다. 생선머리, 뼈 처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콜레스테롤 조절에 생선이 좋다고 해서 일주일에 한 번 먹던 생선을 요즘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먹는다. 문제는 할 줄 아는, 먹을 줄 아는 생선이 별로 없으니 고등어, 연어, (크림소스로 반조리된)대구 3 종류만 번갈아가며 먹고 있다. 먹어보지 않은 것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후진 입맛이라-.🐟🐠🐡


불고기
샤브샤브를 해먹기 위해 사온 고기, 남은 고기로 만들어본 불고기(양념) 덮밥. 한국마트에서 산 불고기 고기는 질겨서 먹을 수가 없다. 그래서 불고기는 샤브샤브용 고기로. 가격이 비싼 것은 둘째치고 이 고기는 냉동실에 자리를 많이 차지해서 자주 살 수도 없다.


김치볶음밥
김치를 사먹지 않고 만들어 먹으면서 해먹을 수 있게 된 김치볶음밥. 한국에선 그저그런 흔한 집밥이지만, 외국에서는 김치를 담는자만이 먹을 수 있는 사치음식(?)이다. 김치전, 김치찌개와 함께. 하지만 아래 김치를 새롭게 담은 걸로 봐서 있던 김치가 너무 익어서 먹어 치우려고 한듯한 느낌.😅


시나몬롤
날씨가 선선해져 구워본 시나몬롤.


피자
두 번 아이 도시락으로 아침에 피자를 구웠다. 저녁에 반죽해서 냉장고 가장 윗선반에 올려놓고 밤사이 나름 저온발효시켜서 아침에 구워 도시락으로 싸주었다. 상온에서 30분에서 한 시간 두고 냉기를 빼고 만들어 구워야 한다고 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딱딱한 반죽 힘들게 밀어서 구웠다. 다행히 두 번쯤 피자를 도시락으로 싸간 아이가 "이제 그만"이라고 해서 더는 하지 않아도 되지만, 아침마다 도시락 싸는 게 일이다. 우리는 도시락 싸주고 남은 피자를 점심으로 냠냠.


비트루트 스프
이름이 뭐였더라? 폴란드 여행에서 먹어보고 반해서, 한동안 해먹었던 차가운 비트루트+요거트 스프다. 나도, 지비도 좋아하는데 아이가 별로라고 해서 잘 하지 않다가 생각나서 해본 스프. 여전히 별로라는 아이. 내년 여름에 또 해봐야지.


치킨
지비의 콜레스테롤 때문에 페리카나도 발길을 끊고 있는데😭, 아이가 영 입맛이 없는 것 같아서 튀겨본 한국식 치킨. 이런 건 사먹는 게 낫다고 생각했지만 또 건강생각해서 집에서 튀겨봤다. 닭 튀기며 건강생각이라니 좀 우습-.

남은 치킨으로 다음날 샌드위치까지 만들어서 잘 먹었다. 아이는 치킨보다 이렇게 먹는 샌드위치가 더 맛있다고 한다.


볼로네즈
매 끼니 준비하는 게 어려워서 두 끼니 이상 먹을 수 있는 볼로네즈를 만들어서 '우리만' 열심히 먹었다. 파스타에 비벼먹고, 빵에 올려 먹고. 또 잊을만 하면 다시 해야지.


라면
아이와 함께 하는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마다 라면을 먹었다. 주말동안 미뤄둔 청소, 집안일 하다보면 늘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그때마다 급하게 준비해서 먹었던 라면. 할인해서 사온 풀무원 굴짬뽕. 매워서 다시는 사지 않을 생각이다. 풀무원 라면이 맛있기는 하지만.


케이크
별 일도 없이 케이크를 사먹었다. 케이크 까페가 있는 동네에 살고 있는 지인에게, 지인이 부탁한 한국마트에서 장본 상품들을 가져다주려고 간 길에 잠시 들러서 케이크만 사왔다. 여기에서 흔하지 않은 스타일이라 사먹곤 했는데, 비싸서 이젠 특별한 날에만 사먹는다.


비빔밥
고기와 채소를 골고루 좋아하지 않는 아이에게 두 가지 골고루 먹일 요량으로 가끔씩 준비하는 비빔밥. 밥을 아래에 깔고, 그 위에 채소를 올려야 할 것 같은데 설거지 꺼리 하나라도 줄여보려고 준비되는 대로 챡챡 올리다보니 달걀이 가장 아래 있고, 채소-밥 순으로 올라갔다.

이건 아이의 비빔밥.

오븐에 구운 돈까스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에게 "먹고 싶은 것은 무엇?"하고 물었더니 한참 고민 후에 떠올린 메뉴라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구웠다. 투덜거리면서 했지만, 내가 더 잘먹은 돈까스. 고기가 건조했지만, 지방이 적고, 튀기지 않았으니 건강할꺼라고 믿는다(?). 그런데 (구입한)소스가 짜서 건강식이었다고 할 수가 없다.


달걀샌드위치
아이 도시락용으로 만든 달걀 샌드위치 필러. 아이는 달걀+마요만 넣어줬는데, 우리는 햄+치즈+처트니 골고루 올려서 먹었다. 콜레스테롤 때문에 달걀 줄이려고 하는데, 남은 음식을 처리해야 하니 그냥 먹었다.


피로기 - 폴란드 만두
정말 간단하게 끼니를 떼우고 싶은 날 - 폴란드 식료품점에서 피로기, 소세지, 샐러드를 사와서 한 끼 해결. 간편하게 모두 잘 먹는 메뉴지만 건강이랑은 좀 거리가 있는 음식들. 폴란드식 패스트푸드인 셈.


별 다른 이유 없이 다시 케이크를 먹게 됐다.


씨리얼 한 끼 - 30g
씨리얼 한 끼 권장량이 30g이라고 한다. 봉쇄 이후 일주일에 한 번은 먹는 아침식사인데, 살면서 씨리얼 먹을 때 권장량을 생각하고 먹어본적이 없다. 그날 그날 배고픔의 정도에 따라 먹곤 했는데, 어느 날 누리 친구 엄마가 씨리얼 한 끼 권장량 30g 이 얼마나 작은 줄 아냐고 물었다. 본인은 그것도 모르고 한 끼 권장량 2~3배는 먹인 것 같다고, 그래서 아이가 살이 찐 것 같다고. 그 말을 듣고 30g을 먹어보기로 했다. 놀라울 정도로 작은 한 끼. 물론 나는 여기에 바나나 하나 잘라서 넣어 먹긴 하지만, 이렇게 30g 정해서 먹기 시작한 이후로 씨리얼 먹는 횟수가 줄었다. 씨리얼을 이렇게 먹은 날은 너무 빨리 배가 고파져서 잘 안먹게 된다. 얼마나 적은 량이냐면, 소주잔 두 잔 정도 될까말까 한.😱


복숭아
지인집에 갔는데 돌아올 즈음 지인집 식료품 배달이 왔다. 우리는 빈손으로 갔는데, 많이 샀다며 복숭아랑 감을 주셔서 한 동안 간식으로 잘 먹었다. 주로 끼니 때만 먹는 과일인데, 간식으로 아이에게 주니 '할머니가 생각난다'고. 할머니는 과일을 간식으로 주시니-.


돼지고기조림
그나마 아이가 잘 먹는 고기 음식 중 하나. 한 시간쯤 조리해서 고기가 부드러운 편이라 잘 먹는다. 지비도 고기를 좋아하니 잘 먹고, 나는 준비과정을 짧지 않지만 간편하게 숟가락 하나 들고 먹을 수 있어서 좋다. 게다가 한 번 하면 두 끼도 먹을 수 있으니. 한 번 고생하면 다음 한 끼는 편하게.

마음이 콩밭(?)에 가 있어서 먹는 것도 즐겁지 않고 한 끼 한 끼 떼우는 기분으로 보낸 한달이었다. 더워지면 한 동안 계속 그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