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21년

[life] 부활절방학 전야

토닥s 2021. 3. 27. 02:10

지난 주 수요일 영어시험 뒤로 별 할 일 없는 일주일을 보냈다.  누리 친구 맘과 커피도 마시고, 혼자서 다시 만보 걷기도 하고, 미뤄둔 사진액자 벽에 걸기도 마무리 했다.  누리가 다시 등교하고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했더니 주문한 사진이 잘못 인화되서 다시 한 번 인화하고, 벽에 액자를 붙이기 위한 스티커 수를 잘못 준비해서 절반만 붙여두고 스티커를 다시 주문하느라 며칠 기다려 완성했다.  IKEA에서 산 액자보다, 사진인화보다 벽에 붙이는 스티커가 더 비싸서 혼자 웃다가, 화내다가.🤤

오늘 문득 나만 빼고 모두들 바쁘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나도 바쁜척 해보려고, 나가서 만보걷기+장보기도 하고, 베이킹도 하고, 책을 읽어도 바쁘다는 생각이 들기는 커녕 내가 더더더 안바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까지 열심히 했던 자격증으로 구직을 해보려니 코비드가 걱정이고, '백신접종 후'라고 정해놓고 기다리자고 했지만 백신접종이 차례로 늦어질 전망이고.  가지고 있는 시간도 많지 않은데(나이를 먹어가니), 지내는 시간은 한가롭고 마음은 조급하고 그런 날들이다.

오후에 내린 비로 공원과 놀이터에 갈 수 없는데도 집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데리고 동네 골목골목을 걸어서 꽃구경을 했다.  덕분에 나도 상쾌함을 느꼈다.  그런데 집에 오니 눈두덩이가 가렵..😷

 

다음주면 거의 3주간의 부활절 방학이다.  예전 같으면 아이와 여기저기 다니며 바쁘게 보냈을텐데, 갈 곳도 만날 사람도 없이 둘이서 오롯이 보내야 한다.  벌써부터 걱정이 산더미.  어떻게 되겠지.  날씨만이라도 도와주면, 비만이라도 안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