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Korea

[Korea2020] 일상 - 만남과 사진

토닥s 2020. 11. 5. 08:20

한국에 돌아오기 전 대학동기 한 명과 연락이 닿아 그 친구의 가족과 만나기로 했다.  친구네 가족이 파견으로 프랑스 리옹에 잠시 나와 지낼 때 본 인연 때문에 아이들이 서로 가깝게 느낀다.  친구 부부가 모두 부산 출신이지만 지금은 부산을 떠나 지내고 있는데 마침 부부의 본가에 들를 겸 부산에 온다기에 시간을 맞췄다.

 

친구네 가족이 부산으로 오기 전날, 대학동기 몇이 술을 마시다 그 친구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연락을 한 모양이다.  다음날 부산으로 와서 날 만난다고 하자, 그럼 다 같이 만나자 그렇게 이야기가 흘러 다음날 생각지도 않았던 만남이 이뤄졌다.  보통 한국에 가면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몇 년만에 연락해도 마치 어제 본 사람처럼) 대학 선후배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는 편인데, 올해는 때가 때인지라 먼저 연락을 하기가 어려웠다.  친구 덕분에 나는 복권 당첨된 기분으로 오랜만에 대학동기들과 만났다.

아이들이 있어서 근처에 놀이터가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내 결혼식 이후 거의 10년만에 본 친구들.  친구 하나는 혼자 어린 아이 둘을 데리고 나와서 나를 놀라게 했다.  어린 아이 둘을 데리고 나온 게 놀라운 게 아니라 아이들을 너무 잘 돌봐서 놀랐다고 하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더 놀라운 것은 대표 골초였던 그 친구가 담배와 결별한 것.  결혼하지 않은 친구와 아이가 없는 또 다른 친구 커플은 '그 분위기'가 너무 어색하다고 엄살(?)을 피웠지만 그 엄살마저도 너무 반가운 만남이었다.  그 동안 만나지 못한 10년이라는 시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그런 만남이었다.  

 

친구들과 헤어져 조카를 데리고 온 언니네가 있는 부모님 집으로 갔다.  조카들이 번갈아 군대에 가서 몇 년 동안 만나지 못했고, 그 중 한 명은 제대 후 직업군인이 되면서 한국에 가도 얼굴을 보기가 어려웠다.  마침 휴가를 내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큰 조카만 오는 줄 알았던 작은 언니가 작은 조카도 온 걸 보고, 온 가족이 다 모인 셈, 가족 사진을 찍으러 가자고 했다.  그 시간이 오후 5가 다된 시간이었는데, 인터넷으로 검색해 사진관에 전화를 했더니 모두 문을 닫는 시간.  그래서 집에서 우리가 직접 찍어보기로 했다.  순식간에 소파의 위치를 변경하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그 사이 언니들과 나는 세수하고 난리북새통.  그 결과물은 이 글 가장 아래에 소개하고.  가족사진을 찍고 형부가 조카들과 누리의 사진을 찍었다.  

 

 

비록 사진관에서 이쁜 옷 맞춰입고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모두가 담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는데 의미가 있는거니까.  난리북새통 사진촬영 뒤 회를 먹으며 다시 사진촬영. 

 

 

일반적인 사진촬영 다음에 재미있는 표정으로 찍어보자고 했더니-, 이모랑 누리만 가장 열심이다.  아래 사진이 그때 찍은 가족사진이다.  다리를 다친 언니가 뒤에 가겠다고 했지만, 그 또한 그 순간의 기록이라고 앞에 앉혔다.  준비 없이 찍은 사진이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는 사진이 됐다.  지금보니 아버지 양말은 좀 신겨드릴껄 그랬다. X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