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2600days] 할로윈 밤나들이

토닥s 2019. 11. 2. 10:09
유럽에는 11월 1일을 맞아 망자의 날을 기리는 곳이 많다.  그 날에 보통 묘지를 찾는다고 하는데, 영국에선 미국의 영향 탓인지 할로윈을 점점 더 큰 축제로 챙기는 것 같다.  시장의 마케팅도 큰 몫을 하겠지만.  다른 건 몰라도 아이가 있는 집은 이런 날을 그냥 지날 수가 없다.  우리도 그렇고. 
누리는 작년에 처음으로 trick or treat이라고 불리는 할로윈 밤나들이를 나갔다.  주변에 살던 한국맘의 제안으로 나갔다 큰 재미(?)를 보고 올해는 벌써부터 할로윈을 기다려왔다. 
작년까지 입던 마녀 옷은 작아져 새로 살까도 싶었는데, 다른 옷을 입고 싶다는 누리.  평소에도 입을 수 있는 고양이 얼굴이 그려진 검은 드레스(원피스)와 고양이 귀 머리띠로 간단하게 꾸미고 같은 반 친구와 동네를 한 시간쯤 걸었다.

아이들이 있는 집만의 축제가 아닌가 싶은데 동네를 다녀보면 그렇지 않다.  의외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친절하게 맞아주시는 곳이 많다.  할로윈 장식이 있는 집에 노크를 하고 trick or treat을 외치면 달달구리를 들고나와 나눠준다.

어떤 집에서 나눠준 fruit & veg 봉투.  이건 엄마들꺼야하고 누리 친구가 우리에게 줬는데 열어보니 달달구리가 들어있었다.  진짜 속임수(tirck)이라며 우리를 웃게 만들었다.

이 달달구리 한 바가지는 어떻게 되냐고?  사실 누리는 대부분 먹지 않는다.  1/10도 안먹는다.  지비가 밤마다 누리 몰래 하나씩 꺼내먹다가 좀 지나면 내가 다 버린다.  나눠주신분들께는 미안하지만 결국은 먹지 않아 지금 버리거나 나중에 버리거나 그 차이라 과감하게 버리는 편이다.  오래 둘 수 있는 건 챙겨두면 지비가 끝까지 먹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겐 달달구리도 중요하지만, 밤에 나갈 수 있다는 게 더 큰 재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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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나들이 갔다 돌아오면 늦어 질 것 같아 낮에 미리 해둘 수 있는 저녁으로 오후에 미리 준비해뒀다.  목욕시키고 소스만 데워낸 파스타를 먹었다.  누리는 소스도 없이 토마토, 올리브, 치즈만


원래 인터넷에서 본 이미지는 눈 모양의 치즈와 올리브였는데 -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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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가을 학기 중간방학을 맞아 누리와 구운 할로윈 쿠키.  인터넷에서 할로윈  간식 halloween treat으로 검색해서 찾았다.  원래 레시피의 쿠키 반죽은 땅콩 버터를 이용한 것이었는데, 우리는 평소 우리가 만들어 먹는 초코칩 쿠키 반죽으로 만들었다.  쿠키 위에 올라간 건 땅콩버터 초코 컵.  이날 열심히 만들기만 만들고 누리는 별로 먹지 않았다.  쿠키 한 개 정도 초코컵 떼어내고 쿠키만 먹었다.  일주일 동안 내가 커피 마실 때 하나씩 먹었다.  누리도 잘 먹지 않아서 정작 할로윈에는 만들지 않았다.  원래는 이날 시범으로 만들어보고 할로윈에도 만들 계획이었지만.


누리는 베이킹을 좋아한다.  사실 남녀 불문 아이들이 다 좋아한다.  하지만 만드는 입장에서는 아이들과 함께하면 일도 더디고, 모양도 원하는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그래서 누리 친구 엄마는 크리스마스용 진저맨 쿠키를 구울 땐 애들이 학교가고 혼자서 후닥닥 한다고.  나는 사실 베이킹을 시작한 이유도 집에서 만든 간식을 아이에게 먹이기 위해서였다.  그 후로도 아이와 함께하는 활동의 개념인데, 그럼에서도 사실 할 때는 속이 까맣게 탄다.    그런 걸보면 나도 아직 멀었나보다.  거미 다리 좀 삐뚤어지면 어떻고, 눈 좀 삐뚤어지면 어떻다고 - 어차피 먹을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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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할로윈 지났으니 다음은 크리스마스인가?  총총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