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2638days] Christmas is just around the corner

토닥s 2019. 12. 9. 11:15

"Spring is just around the corner"라는 표현이 있다.  봄이 거의 다왔다는 뜻.  여름가고 벌써부터 봄을 기다리고 있다.  그 전에 꼭 거쳐가야 할 관문이 있으니 크리스마스다.  지금 크리스마스가 코앞이다.  비중으로 치면 한국의 음력 설 격.  10월 말 할로윈 지나자말자 벌써부터 시작된 크리스마스.  마땅히 챙겨야할 가족이 없는 나도 부담이다.  부담은 내 몫이고 누리는 하루하루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는 게 마냥 즐겁다.

이번 일요일은 전날 누리의 스카우트 활동이 늦게 끝날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집콕하기로 했다.  그래서 미리 할 거리로 꼽아둔 진저브래드맨 만들기.  하다보니 하루가 걸렸다. 

아침먹고 학교 영어숙제(작문) 끝내고 만들자고 했는데 숙제가 한 시간도 더 걸렸다.  누리의 읽기는 어려움이 없는데, 아무래도 작문은 좀 어렵다.  이 이야기를 하면 영국 부모들도 자기애들도 작문은 어렵다고하면서 나더러 그나마 누리는 책읽기는 문제 없으니 좋지 않냐고.  자기애들은(주로 아들들) 책 자체를 멀리한다면서 힘들다 한다.  그렇기는 하지만서도.  사실 글감옥에 종종 갇히곤했던 사람의 경험으로서 - 읽기와 쓰기는 전혀 다른 훈련이 필요하다.  많이 읽는다고 잘 쓴다는 건 옛말이라기보다 틀린 말이라고 생각한다.  누리를 봐도 그렇다.   나를 봐도 그렇고.  그래서 이번 방학엔 글쓰기 연습을 시켜볼 계획이다.  계획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지만서도 일단 창의적 글쓰기 책이 배송되어 오고 있는 중이니-.  다시 진저브래드맨으로 돌아가서.

숙제를 겨우 끝내고 반죽을 했다.  냉장고에 휴지 시키는 동안 점심을 먹고.  진저브래드맨을 만들어 구웠다.  굽고 식히는 동안 오전에 한 영어작문을 숙제 노트에 옮겨적으라고 했다.  그러는 동안 나는 전저브래드맨에 장식을할 로열아이싱을 만들었다.  숙제를 하던 누리는 폴란드의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하던 지비에게로 가서 장난을 하기 시작.  로열아이싱을 다 만들고 불렀더니 숙제를 다 했다기에 열심히 그리고, 말릴 사이도 없이 절반을 먹어치웠다.

계량하며 덧셈도 시켜보고.  역시 백단위는 무리였다.


아이랑 같이 하다보니 쿠키 반죽을 오래 상온에 방치했다.  그리고 구웠더니 쿠키들이 손에 손잡고. 어떻게하냐고 했더니 누리는 bunting cookie라며 괜찮단다.  번팅은 서로 연결된 형식이다.  식히고 나서 살짝 떼주었다.


산타 진저브래드맨.

TV를 보며 열심히 먹고 있었는데 누리가 보는 유아채널에서 진저브래드맨 만들기를 보여주고, 아이들이 직접만든 진저브래드맨 사진을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누리가 해보고 싶다기에-, 보내봤다.

메시지는 누리가 썼다.

아이 키우면서 별 걸 다해본다.  TV 나오면 즐거운 추억이 되긴하겠지만, 그걸 보여주는 시간에 TV를 볼 가능성이 무척 낮다.  막간 코너라 정해진 시간이 없다.  그래도 나중에 찾아보기는 해봐야지.

+

그리고 저녀을 먹었다.  다음엔 크리스마스 카드 공장 가동.  벌써 늦어버려 크리스마스 전에 도착하긴 어렵겠지만 내일 극동지역 카드 발송에 맞추기 위해 안감힘을 썼다.  누리는 자기가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엘프란다.

가족들에게 보낼 카드 메시지를 누리가 그렸다.  저녁 9시를 훌쩍 넘겨 잘 준비를 하는데, 숙제를 가방에 넣으려고보니 1/3정도를 옮겨적다 말았다.  당연히 내가 버럭.  숙제를 안한 것보다 하지 않고 다했다고해서 화가 났다.  숙제는 내일하면 되지만 하지 않은 걸 했다고 한 건 나쁜거라고, 다음부터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더니 대답을 안하는 누리.  눈이 반쯤 감기던 아이였는데, 대답을 하지 않을꺼면 지금 숙제 마저 하라고 했더니 그런단다.  숙제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니 작문이 뒷부분이 말이 안된다.  자기가 읽은 책을 자기 말로 옮기되(Retelling) 결말을 다르게 써보는 게 숙제였다.  내일하자고 해도 (울면서) 오늘한다고해서 마지막 부분을 없애고 간단한 결말로 마무리하라고 했더니 그런다고해서 겨우 숙제를 마쳤다.  개인적으론 이런 숙제를 내주면 해오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싶었다.  그나마 해오는 아이들은 부모가 불러줘야 써올텐데 싶다.
하루 푹 쉬면서 잘 보낸 일요일에 숙제 때문에 마지막에 화를 내서 마음이 무겁다.  숙제가 뭐라고-.  내일 꼭 안아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