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밥상일기

[20170104] 밥상일기

토닥s 2017. 1. 5. 08:35
작심삼일 - 작심의 어려움을 몸소 보여주려고 한 것은 아닌데 어쩌다보니 3일 밥상일기를 건너뛰었다.

어제 점심은 큐가든 까페에서 언제나 그렇듯 정신없이 헤치웠다.  늘 사람이 많고, 나는 언제나 누리와 함께하니 늘 정신이 없다.
집에서 저녁은 먹었는데 역시 정신이 없었다.  좁은 공간에 서로 다른 사람들이 복작복작 있으니 갈등이 안생길래야 안생길 수 없다.  이를 계기로 서로에게 더 조심하고 신중해질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정말 얼음장 같은 분위기 때문에 밤마다 마시던 맥주를 건너뛰고 차를 마셨다.  그러면서 그 동안 내가 조카에게 가졌던 생각, 안타까웠던 마음들을 차분히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 가운데 오늘 누리가 크리스마스 방학을 마치고 어린이집으로 돌아갔다.  여전히 2시간 45분 동안이지만.
등하원은 힘들지만, 아침에 꽁꽁 언 자동차를 녹이는 일까지 더해졌으니 잠시나마 무엇인가를 할 수 있어 좋다.  비록 멍-하게 시간을 보내더라도.

누리와 점심으로 짜파게티를 먹었다.  간단히 먹고 싶어 선택한 메뉴였는데 (누리가 없는 사이) 달걀 삶고, 만두 몇 개 굽고, 소세지 몇 조각 굽고, 토마토 꺼내 씻고, 오이 꺼네 씻고 자르니 그-리 간단하지는 않았다.  내일 점심은 나가 먹을 생각하니 벌써 편안하다.

저녁은 오랜만에 생선.  한 열흘만에? 

지난 주말 손님맞이용으로 만들어둔 폴란드 헌터 스튜도 함께.  내가 접시 사진을 찍으니 자기 접시도 찍어달라는 누리.

 
여기에 밥과 김을 함께 먹었다.  누리는 골고루/다같이 먹는 게 아직 안된다.  밥 다먹고, 부침개 다먹고, 오이토마토펩퍼 다먹고, 마지막에 생선을 내가 먹였다.  늘 그렇다.  다른집 아이도 그런가.

+

얼음장 같은 집안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업 해보려고 쓰레기 버리러 나갔다가 아이스크림을 사왔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얼음엔 얼음.


누리가 완전 행복했다.  그러면 됐다.
몇 사람 짧은 순간이라도 달달하게 만드는데 3파운드면 싸다, 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