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5년

[life] 누리의 킴미가 다가오고 있다. - 두번째

토닥s 2015. 11. 18. 06:02
런던 시내는 11월의 첫날 크리스마스 점등을 한다. 특별히 크리스마스라하여 갈 곳도 없지만, 폴란드는 너무 비싸서 갈 수가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 카드 쓰기에 압박(?)을 받기 시작한다.

자선단체에서 판매하는 크리스마스 카드는 별로 비싸지 않다. 워낙 카드를 많이 주고 받는 문화니 그런 걸 고려해 10개가 들어있는 박스가 2~3파운드 정도. 우리는 우편 발송 비용이 많이 든다. 거의 모두 해외로 보내는 것들이니. 카드 구입 비용의 열배 정도가 우편 발송 비용으로 든다.

한국에 사는 지인들과 비교하여 경조사비가 거의 들지 않는 환경에 살고 있으니 그 정도는 괜찮다. 그보다 손으로 뭔가를 꼬물꼬물 써내는 일이 더 힘들다. 컴퓨터에서 타이핑해서, 라벨지에 출력해서, 카드에 붙여볼까 생각 안해본 것도 아니지만 - 아직 거기까지 해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날엔.

연말에 잊지 않고 딸이 학교에서 만든 카드를 보내주시는 분이 있다. 학교 수업에서 만든 카드를 업체가 대량생산할 수도 있도록 파일화하고 부모는 주문하면 되는 시스템. 그 카드를 보면서 나도 누리와 카드를 만들 날을 그려보았는데, 아직 좀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내 주도로 만들 수는 있지만, 그건 누리가 만든 것이라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우연히 누리가 쪼~끔 더 주도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은 키트를 발견하고 사봤다.

Usborne이라는 출판사('오스본'이라 읽나. 이 출판사 참 괜찮다.)에서 나온 카드 키트들인데, 한 가지는 스티커를 붙여 완성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색칠을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온 가족(이래야 3명이지만)이 겨울 저녁에 둘러앉아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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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스티커는 삐뚤삐뚤해도 카드 같았는데, 색칠로 완성하는 카드는 - 참 형이상학적이다.
누리의 색칠을 보고 있자니 그 유명한 코끼리가 그린 그림을 보고 있는듯한 느낌도 든다. 코끼리나 누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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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크리스마스 카드 키트가 궁금하실까.

친절한 토닥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