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1127days] 한국을 가고 싶은 이유

토닥s 2015. 10. 20. 17:03
한국행을 앞두고 지비는 "먹을 목록"을 작성했냐고 묻곤 했다. 예전엔 "할 목록"이었는데 지비도 이젠 나를 알게 된 것인지.

런던으로 돌아오고 일주일. 어느 정도 한국행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시차도 적응했고(나를 빼고), 비가 오지 않는 날에는 놀이터에 가고. 특히 지난 한 주는 내년 1월부터 누리가 가게 될 어린이집을 알아보는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썼다. 비록 반나절씩 2~3일이 될테지만 걱정과 기대는 한가득. 사실 아직 우리에게 자리를 준다는 곳은 없다, 어린이집 투어에 참가하고 신청을 했다는 것뿐이지. 한국에서 만난 지인들은 왜 누리가 어린이집에 가지 않는지를 궁금해했다. 돈 때문인데, 우리가 이곳에 사니 보다 나은 복지 환경에 살 것이란 기대들을 했었나보다. 그래서 어린이집 비용을 말해주면 다들 "헉!"하는 반응을 보이곤 했는데, 누리의 거취(?)가 정리되면 다음에 자세히 올려봐야겠다.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이번 한국행 이후 누리에겐 큰 변화가 있었다. 한국에 다녀오고 일주일, 현재까지 누리는 한국말만 한다.

조금 전에도 아침식사 토스트 두 조각을 다 먹어서 토마토와 우유를 주었더니 웃으며 "감사합니다"라고 답한다. 예전 같으면 "thank you", 영어로 감사합니다라고 할 일인데.

한국에 있는 6주 동안 누리의 한국어는 놀랍게 향상되었다. 그 이전에는 내가 하는 말을 이해만 할뿐 한국어를 말하지 않았다. 한국행 첫주와 마지막주 두 번을 본 친구가 놀랄 정도였다. 물론 누리가 한국어만 하니 지비가 이해하지 못해서 누리의 모든 요구를 내가 들어줘야 하는, 최소한 지비에게 통역해주어야 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참 놀랍고 신나는 일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내년에 한국에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누리의 이런 변화를 보니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허리띠를 졸라매면 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