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5년

[food] 주간밥상

토닥s 2015. 1. 14. 07:37

크리스마스 연휴부터 쉬는 날이 듬성듬성 있어 부지런히 해먹은 것 같았는데, 남아 있는 사진은 없다.  아마도 먹었던 음식을 '먹고 또 먹고' 그랬나보다.


바질페스토 파스타


런던 박물관에서 누리가 바질페스토 파스타를 좀 먹길래 집에서도 만들어봤다.  나는 좀 넓은 면과 같은 파스타를 좋아하는데 누리 먹이기엔 푸실리[각주:1] 같은 게 편해서, 누리가 직접 먹을 수 있는 몇 가지 안되는 음식 중 하나,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먹는다.  누리 밥용으로 쌀로된 푸실리를 먹는다.  일반 흰색에 토마토가 들어간 주황색, 시금치가 들어간 초록색 푸실리.  이 삼색 푸실리를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던데.( ' ')a




평소엔 이 푸실리를 카르보나라 소스로 먹는데, 바질페스토로 만들었더니 버섯 몇 개만 찍어먹고 만 누리.  결국 점심은 빵에 크림치즈 발라 먹었다.


이럴 때 참 힘이 빠진다.  크림 소스가 지겨울까 바질페스토 사다가 만들어줬는데, 안먹을 때.  음식할 기운도, 신명도 나지 않는다.  그래서 내 밥(파스타)도 꾸역꾸역 먹었던지 맛있는 기억으로 남아 있지 않다.


붉은 양파 버거


한 때 간편한 저녁으로 부지런히 사다 먹은 버거.  빵에 넣어먹기는 두껍고 오븐에 구워서 어릴 때 먹어본 함박스테이크 생각하며 주로 으깬 감자 그리고 맥주와 함께 먹는다.  감자 으깰 기운이 없어서 샐러드 왕창 만들어서 먹었다.



그런데 버거가 탔다.  이제까지 오븐에 구웠는데, 기름이 장난이 아니라 오븐이 너무 지저분해져서, 후라이팬에 구웠더니 탔다.  후라이팬에 굽는다고 다 타는건 아닌데, 단맛이 도는 붉은 양파가 든 버거라 그랬지 싶다.  그래도 편해서 먹기 좋다며 열심히 먹었다.  맥주가 빠졌던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몸밧데리가 바닥이라 맥주 한 잔도 못마시겠다.


풀X원 통영 굴짬뽕


어제 한국 마트에 가서 사온 라면.  지비가 운동 때문에 늦게 오는 날인데, 누리 뒤치닥거리 하느라 저녁 때를 놓쳤다.  누리 재워놓고 늦은 저녁을 먹어야는데 입맛이 없어서 끓여본 라면.  그래도 기대 만땅이었다.  며칠 전부터 굴국밥이 먹고 싶었다.



튀김우동, 사리곰탕면 같은 맵지 않은 라면을 주로 먹는다.  이것도 그렇겠거니 생각했는데 목이 따끔따끔 할 정도로 매웠다.  매운 맛 때문에 굴맛은 알 수가 없었으나 면은 맛있었던 것 같다.  4개들이 사왔는데 다음엔 건더기 스프에서 저 붉은 고추 다 덜어내고 끓여봐야겠다.


+


얼마 전에 S님과도 그런 이야기를 나눴다.  사먹는 한국 음식들/김치들이 너무 맵다고.  나 역시 그 비슷한 생각을 가져왔으나, 이곳에 지내면서 매운음식을 덜 먹어서 그런 것인지, 원래 매운음식을 잘 먹지 못해서 그런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곳에 있는 우리라서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인가.  아니면 한국의 음식들이 점점 더 매워진 것인가.  짠 것 만큼은 아니지만 매운 음식도 그렇게 건강에 좋을 것 같지는 않건만.



  1. 나선형으로 꼬인 모양의 짧은 파스타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