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 감기로 인해 오늘까지 집콕 만 3일째. 누리의 감기는 정점을 찍고 내리막으로 접어들었고, 지비와 내가 감기 바통을 이어 받아 아직 정점으로 향해하는 중이다. 낮에 햇살이 잠시 비출 때 누리를 유모차에 넣고 잠시 걸으러 나갈까 갈등이 되긴 했다. 누리도 누리지만, 내가 메롱이라 오늘까지만 집에 있기로 마음을 정했다.
집에만 있어도 누리는 잘 먹고 잘 논다. 아프다는 이유로,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TV도 많이 보지, 먹고 싶은 것들 다 먹지 아쉬운 것이 없는 누리. 한참 동안 입지 않던 옷, 한참 동안 가지고 놀지 않던 장난감, 한참 동안 보지 않던 책들도 꺼내 새 것인 양 즐겁다. 물론 그 나이 땐 (늙은) 엄마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까꿍만 해줘도 즐거울 때이기는 하다만. 이 좁은 집안에서 쉼없이 뒤지고, 찾아내고 그런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싶다. 금붕어가 좁은 어항에서 살 수 있는 이유가 기억력이 오래지 않아서라더니, 아이들도 그런가. 하지만 어른인 나는 집이 좁다. 물론 지금은 날씨가 추워서 나가라고 등떠밀어도 주춤하게 되긴 하지만.
집 밖을 꿈꾸지만, 과연 그런 시간이 오긴 할까만은, 막상 내가 집을 떠나 사회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걱정이 드는 요즘이다. 일단, 영어공부부터 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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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진 공룡 옷을 꺼내 입은 누리. 펭귄옷인가?
"노 노 노"
찍지마란다. 작은 옷 입고 있으니 부끄럽냐.
그러곤 카메라를 달라는 누리.
요즘 부쩍 카메라를 좋아한다. 오늘 저녁도 우리가 밥 먹는 사이 한 손엔 토마토를 먹기 위한 포크를 쥐고, 한 손엔 카메라를 쥐고 보던 누리.
(나) "아악! 안돼!"